장미의이름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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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수의 시 <꽃>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이름으로 불려지기 전에 그는 막연하고 흐릿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의 이름을 명명했을 때, 그는 명확하고 직접적, 활동적인 상태로 변하게 되었다. 영화 <장미의 이름>에도 시 <꽃> 속의 불려지지 않았던 ‘그’처럼 이름으로 불려지지 못해 어중간한 상태에 놓여있는 무언가가 등장한다. 그것은 하나의 영역 혹은 세계였다. 영화 속에서 그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2권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웃음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또한 영화 속 나레이션이자 윌리엄의 제자였던 아드소가 한 소녀에게서 느꼈던 사랑이기도 했다.

따라서 필자가 생각하기에 영화의 제목이 ‘장미의 이름’인 이유는, 중세시대 신학의 영역에 의해 억압받던 또다른 영역, 즉 장미라고 임시로 이름붙인 영역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서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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