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답사 보고서
- 최초 등록일
- 2010.06.11
- 최종 저작일
- 2007.06
- 4페이지/ 한컴오피스
- 가격 1,000원
목차
Ⅰ. 머리말 : 답사 동기
Ⅱ. 본문
본문내용
필자는 초지진, 덕진진, 광성보, 이 세 곳을 직접 밟으며 ‘보이지 않는 선혈(鮮血)의 흔적’을 보았다. 내가 걷고 있는 이 길 위에 내 선조들의 가엾은 핏물이 흘렀다는 생각에 발걸음마저 조심스러웠다. 감히 선열(先烈)들의 고귀한 혈흔(血痕)을 아무런 생각 없이 밟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 신성한 핏방울 하나하나가 내가 서있는 오늘을 잉태한 씨앗들이라고 생각한다면 마음은 더욱 진중(鎭重)해졌다.
미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의 여러 강대국들이 자그마한 한반도를 야금야금 노리던 시절이 있었다.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끼고 있는 지정학적 이점과 그 외의 요인들에 의해 우리 민족은 참 많은 외침을 견뎌야 했다. 결국 일제에 의해 민족 고유의 토착정부가 사라지고 식민지로 전락하는 역사까지 쓰고 말았다. 그 역사의 서막에 세계열강들의 한반도를 둘러싼 각축전과 그 전장(戰場)으로서의 강화도가 있다. 이곳에서 쓰인 역사가 자랑스럽건 부끄럽건 간에, 모두 우리 민족의 소중한 역사이다. 식민 역사의 신호탄이 강화에서 쏘아졌고, 그 첫 페이지가 강화에서 쓰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르는 것도, 외면하는 것도 옳지 못하다. 알고 배우고 느끼고 반성해야 한다.
세계열강들이 안겨준 한민족의 치욕에 대하여 오늘날까지 고질적 피해의식과 저항정신으로 일관하는 것에는 이제 무리가 있다고 본다. 다만 되풀이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에 우리는 외면하지 말아야 하겠다. 머리말에서 언급했듯, “반성이 없는 진보(進步)는 광기(狂氣)다.” 우리는 역사에 대한 반성을 통해 미래를 써야 한다. 강화도 앞바다에 뿌려진 선열들의 고귀한 핏방울도 반만 년 역사 아래에서는 작은 희생으로 여겨질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그 흔적이 지워져 보이지 않는 선조들의 핏빛 통한(痛恨)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얼과 넋을 지켜냈다고 믿는다.
참고 자료
김경준(2001), 『강화도 역사산책』, 도서출판 신대종.
이기백(1997), 新修版『한국사신론』, 일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