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와 그리움
- 최초 등록일
- 1999.02.24
- 최종 저작일
- 199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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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하루라도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날들은 기억할 수 없게 되었다. 막연하
게나마 어린아이였을 때는 피우지 않았겠지, 하는 생각이 문뜩 들지만,
엄밀히 따져서 어릴적 - 흔히들 호랑이 담배피는 그런 시절이다 - 가을
날 떨어져 말라 비틀어진 낙엽을 바스럭트려서 종이에 돌돌말아 피웠던
기억을 - 그렇다고 해서 그때부터 담배와의 끝없는 유희를 즐기게 되었
다는 것은 아니다 - 떠올린다면, 모질고도 끔칙한 인연이다. 왜냐하면
난 그날이 제삿날이 될 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나서의 나는 담배를 피
우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담배 이야기를 왜 하는지..그러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들먹이
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솔직히 할 말이 없다. 변함없이 담배
를 피워대고 있고..지금도 자판을 누르는 왼손의 손가락 사이에서 간간
히 재를 털기 위해 잠시 머뭇 머뭇거리며 빈 매일우유 팩으로 - 이상스
럽게도 애용하는 우유가 됐다. 이웃 슈퍼에 규칙적으로 배달되는 우유
로서, 나 또한 규칙적으로 사다 마신다 - 옮겨 나르기 분주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굳이 말할 성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상스럽게 담배
의 기억은 어느 것 하나 뚜렷한 것이 없다. 몇 일전 분명히 담배를 피
우지 않았고..그 다음날 담배를 줄기차개 피워댔다. 그리고 어느 날은
흡연자들을 경멸하면서 담배를 피워물고 있는 사람들을 지나치며..씁쓸
한 입맛을 다시며 어느정도 성취감을 느끼기도 했던 것 같은데, 편집적
성향에 불과한 일일 뿐이다.
그때마다 줏어담지 못할 말을 내뱉는다. 그리고 곧 그 말은 사실, 거짓
임이 드러나고..그에 아무런 죄책감없이 슈퍼에 들러 마일드 세븐을 몰
래 사들인다. 한 번 주변에서 쳐다보는 사람들이 없나..쓱~ 고개를 멀
쓱하게 돌려보면서...
지금 그 담배의 흐멀건 연기는 깊은 폐의 호흡에 따라 온 방을 어지럽
히면서 손가락 사이에 뜨겨운 열로 고문하듯.. 살갖으로 내음을 밀어넣
는다. 하지만 아랑곳 하지않고 줄기차게 피워대고 있다. 한 까치의 담
배는 또 다른 까치로 까치 둥지를 우유팩에서 틀고 있는 것이다. 멀지
않아..난, 죄책감에 사로 잡힐지도 모른다. 점점씩 담배갑에서 빠져나
가는 갯수의 소멸은 깊은 회의에 빠지게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마지막 한까치의 담배가 깊게 깊게 패부를
찌르듯 사그러져 갈 때, 지저분하게 흥건해진 우유팩으로 던져넣어야
할 때..잠이 들 때와 잠에서 깨어날 때를 미처 생각못하고 한갑만 사들
였다는 것이 나를 몹시도 귀찮게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시내의 한복판에 놓여있는 자판기에
서 다시 사온다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수 없다. 결국 난 벌겋게
두 눈을 뜬 상태에서 나의 행동에 <font color=aaaaff>..</font>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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