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육체(알폰소 링기스) 북리뷰
- 최초 등록일
- 2008.05.05
- 최종 저작일
- 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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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미국의 유명한 철학자인 알폰소 링기스가 저자인 낯선육체는 현대사회에서 보여지는 몸에 대한 철학적 해석과 어울러 사회학적인 분석까지 가미된 좋은 작품입니다.
철학이나 사회학을 공부 할 때 한번쯤은 읽어 봐야 할 책으로 평가됩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제목을 보고 에로나 포르노 소설쯤 되려니 여긴다면 큰 낭패다. 작가는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 철학자. 그러니 이 두껍고 어려운 책은 육체의 철학 원론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읽는 데 아주 오래 걸렸다. 펴기 전이나 덮고 난 후나 여전히 내 육체가 낯설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육체란 정신의 부산물 쯤으로 여기며 살아온 나에게 약간의 의식의 전환을 가져오게 했다는 것 정도. 작가는 우리의 육체를 표기하고 활용할 수 있는 고통과 쾌락의 실체라고 했다. 육체란 정신보다 먼저 반응하고 더 정직한 것이라는 생각에 공감.
그리고 가장 감명 깊은 한 구절. 전후 일본의 유명한 작가이며 실천적 운동가였던 미시마 유키오의 엽기적인 죽음에 관한 그의 메타포.
-- 익명성과 일반성을 동시에 지닌 미시마의 육체는 어떤 대상도 요구하지 않았던 무구하고 유일무이한 권력이었다. 이런 그의 육체는 그의 정신이 즉흥적으로 꾸며낸 과장된 죽음에 맞서서 육체 자체의 웅변으로 저항했다.--
군부정치의 부활을 외치던 미시마는 단체를 조직하고 마침내 공개 할복자살을 감행한다. 방송국 기자들이 카메라를 돌리고 있는 가운데 그는 자신의 배를 가르고 부관으로 하여금 머리를 내리치게 한다. 부관은 저항하는 그의 머리를 세 번이나 내리친 후에야 그의 육체와 정신을 따로따로 떼어놓을 수 있었다. 금각사를 쓴 미려한 문장력을 가진 작가의 일생이 그렇게 끝났다는 것은 언제나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이 대목을 읽으며 저자의 생각에 공감... 다음으로 아프리카 어느 부족 이야기-- 그 부족은 젖 뗄 무렵의 남자 아이들에게 이유식으로 남자의(대개 외삼촌들) 정액을 먹여 기른다. 정액의 고갈을 막기 위해서 남자들은 어떤 나무의 수액을 받아마시고, 남자 아이를 진정한 남자로 기른다는 명목으로 어린 처남과의 동성애를 거리낌 없이 즐기고... 결국 그 부족에게 자연과 인간의 육체는 하나가 아닌가. 책의 후반부에서 우리는 미셀 투르니에의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과 만나게 된다. 긴 지면을 할애하여 홀로 남은 무인도에서 로빈슨 크루소가 자신의 육체를 알아가는 과정을 해박한 철학적 사유로 풀어내고 있다. 육체도 철학이 될 수 있구나...
참고 자료
알폰소 링기스 | 김성균 | 새움 | 2006.01.09 //북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