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읽기와 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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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 다닐 때 하루는 영어 선생님이 다가와 나에게 토론 동아리에 들어가 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보았다. 관심이 없어 거절하려고 하자 선생님께서 거절 못 할 제안을 하셨다. 영어 점수를 더 준다고 했다. 학교 내에서 워낙 까다로운 선생님으로 알려졌고 높은 점수를 받기에는 힘들었는지 점수에 눈이 멀어 토론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었다. 토론 동아리는 지금도 좋아하는 취미를 가지게 된 계기였다. 그 취미는 바로 지적인 대화이다.
학업에 열을 내는 학생은 아니었고 그 당시 책을 읽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싫었기에 제일 처음 어느 사회적 문제를 가지고 토론할 때의 주장 수준은 초등학교보다 못했었다. 처음에는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조차 울렁증을 유발했고 목소리는 떨리기 일쑤였다. 그런데도 토론 동아리를 그만두지 못했던 것은 바로 논리로 상대방의 논리를 공격하고 반론하며 반증을 하며 대화의 깊이를 쌓아가는 매력을 알아버려서이다.
게임을 좋아하며 소극적이었던 나에게는 신세계였다. 물론 선생님의 점수 A 제안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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