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외출
- 최초 등록일
- 2006.06.04
- 최종 저작일
- 2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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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영화외출영화감상문입니다.
목차
-우리 돌아갈까요?
-사랑이어도, 사랑이 아니어도
-이상과 현실
본문내용
허진호. 이 석자의 이름에서는 몇 가지 곧바로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선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초원 사진관의 사진사 정원(한석규)과 주차단속원 다림(심은하), 그리고 그들이 나무그늘 아래에서의 나란히 빨아먹는 하드, 두번째는 <봄날은 간다>에서의 녹음기사 상우(유지태)와 방송국 프로듀서 은수(이영애), 그리고 그들이 늦은 시각에 끼니를 때우기 위해 먹는 뜬금없는 라면입니다. 희한하게도 딱 그 장면, 그보다 더 많이 기억나는 것도 아니고, 그보다 더 조금 기억나진 않을런지 몰라도, 꼭 이만큼은 허진호라는 이름과 동격으로 머릿속의 어딘가에 꼭꼭 저장되어 있는지, 언제라도 떠올릴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의 영화는 어쩌면 모순적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모순적, 낭만적인 듯하면서도 결코 낭만적이지 않은가 하면, 현실적인 듯하면서도 결코 현실적이지가 않습니다. 그의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되는 동안 관객들은 주인공들의 간질간질한 대사를 비웃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그 시큰한 대사를 마음 속 어딘가에 품고 나가게 되고, 그 간질간질한 몇 마디는 머지 않아 명대사의 반열에 올라갑니다. 이를테면 <봄날은 간다>가 개봉했을때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대사에 폭소를 터뜨린 관객이 적지 않았습니다. 정말 이상한 일이지요. 그의 이번 영화 <외출>도 이런 모순에 있어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낭만적이라고 하기에도 뭣하고, 현실적이라고 하기에도 뭣합니다. 이번에도 몇몇 관객들은 간질간질한 대사를 비웃습니다. 다만, 혼수상태의 배우자를 둔 두 남녀가 등장한다는 점이 조금 특이할 뿐입니다. 특히나 그들의 배우자는 불륜의 관계였다지요.
그래서 확실히 인수(배용준)과 서영(손예진)의 관계는 그들의 감정만을 가지고 이야기하기에는 무리한 감이 있습니다. 배우자가 있는 사람들 사이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란 <8월의 크리스마스>나 <봄날은 간다>에서처럼 순전히 당사자들의 마음에 달려 있는 문제도, 혹은 당사자들의 고유한 의지에 의하여 마무리 될 수 있는 문제도 더 이상 아니기 때문이지요. 모든 것은 혼수상태로 누워있는 그들의 배우자에게 달려있습니다. 만남이 그들의 의사와는 무관했던 것처럼, 헤어짐 또한 그들의 의사와는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말하자면 <외출>은 이제까지의 허진호표 멜로와는 다른 궤적을 그리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전작들의 장점을 많이 잃어버렸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삶에 대한 통찰이나 관조적 시각이 많이 희미해졌으니까요.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