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가의 연본적 성격
- 최초 등록일
- 2018.01.21
- 최종 저작일
- 20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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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첫째, 말은 다중의 의사를 갖는 역동적인 언어이다. 화자는 발화 상황에 적절한 언어적 색깔을 취할 수 있고, 자신의 내면의 정서를 더욱 풍부하게 표출할 수 있다. 또한 표정이나 동작 등 초언어적인 수단은 종종 언어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때의 언어를 글로 언표화할 경우, 작중인물의 행위를 설명하면서 즐겁거나 슬픈 표정, 땅을 치며 통곡하는 동작 등은 글로선 설명되기가 어려워 문법적 결함이 파생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춘향가에서의 말은 창의 경우, 단순한 말이 아니라 그 위에 다양한 음률이 실려 있어 듣는 사람의 정서적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청중들로 하여금 상황 속에 참여하게 하고 감정이입하게 하는 기능도 수행하는 측면이 있다. 둘째, 말하기의 상황에서는 화자와 청중이 시공간을 공유하게 된다. 그리하여 한쪽이 다른쪽에 일방적으로 발화하기만 하는 방식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쌍방적 관계를 성립시킨다. 이런 관계가 표면화 되면서 상대방에게 말을 건네는 어투를 빈번하게 사용하며, ‘나’와 ‘너’, 또는 ‘지금’과 ‘여기’를 지칭하는 말들이 직접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현장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말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그러한 분위기에서는 서술 내용의 미세한 정확성이나 엄격한 서술 태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춘향가도 대강 이러한 상황들을 갖지만 청중들이 간단한 추임새로 창자의 발화에 응할 뿐 발화 주체가 교체되지는 않으며 고정된 줄거리에서의 탈선이 빈번하게 이루어 지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서 볼때, 춘향가는 탈상황적인 측면도 아울러 지닌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셋째, 말은 글보다는 빠른 속도로 발화되기 때문에 다음에 발화할 내용을 생각하기 위해 발화 도중 잠시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화자는 똑같은 말을 두 번 세 번 반복하는 방식을 선호하게 되는데 동일한 구절의 반복은 다음에 발화할 내용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주며, 흘러가는 말을 놓친 청중에게는 다시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춘향가의 창자는 오로지 말의 일동적인 성질과 빠른 속도 때문에만 구절을 반복하는 것은 아니다. 창자가 구절의 반복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 춘향가를 연행할 때 가장 중요한 음악적인 운율성을 확보해 준다는 것이고, 또한 인물의 감정을 풍부하고 여실하게 표출하는 데 알맞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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