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한 것들의 존재론
- 최초 등록일
- 2015.10.27
- 최종 저작일
- 2015.10
- 16페이지/ 한컴오피스
- 가격 2,000원
목차
1. 1장 불온성이란 무엇인가?
2. 2장 불온한 것들의 존재론
3. 3장 장애자
4. 4장 박테리아
5. 5장 사이보그
6. 6장 온코마우스(발암생쥐)
7. 7장 페티시스트
8. 8장 프레카리아트
본문내용
불온성
불온성이란 어떤 뜻밖의 만남에서 느끼는 저들(상류층)의 기분이다. 자신이 세상의 주인이며 세상을 지배한다고 믿는 자들, 바로 그런 자들이 어떤 당혹스런 만남-고개 숙여야 할 곳에서 빳빳이 고개를 세우고 당연 숨어야 할 놈(불온한 자-사회적 약자)이 거리낌 없이 모습을 드러낼 때- 앞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저들이 믿는 진리, 선, 아름다움 같은 고귀한 가치를 조롱하고 인간이나 민족, 국가같이 모두에게 하나의 통일적 질서를 부여하는 엄숙한 것들에 낙서하며 그 경계를 넘나들 때 느끼는 당혹스런 감정이다. 또한, 불온성은 저들(상류층)이 아니지만 저들과 같다고 믿는 그들(상류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같다고 느끼는 일반 사람들)의 감정이다. 앞선 예와 같이 불온한 자들의 당당한 모습에서 저들이 불편하고 불쾌하게 하는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대체 어쩌자는 거야?’
좌파정당처럼 국가권력을 노리고 활동하는 명시적 조직에 대해서는 아무도 그들이 불온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똑같은 목표를 두고 다툴 때 발생하는 감정은 적대감이나 경쟁심이지 불온함이 아니다. 불온함은 뻔히 눈앞에 있지만 무엇을 하는지 무엇 때문에 저런 짓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때 일어난다. ‘불온한 인문학’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시내 한복판에서 공개 심포지엄을 열었을 때, 한 노인이 작가를 붙잡고 ‘뭘 하려는 것이냐’물을 때의 표정에서 불온함이라는 감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문학이 왜 불온해야 하는지 인문학은 시대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거슬러 가야하고 우리가 의심 없이 생각하는 것들에 의심을 품게 해야 한다고 설명하려 했지만 그의 귀는 처음부터 듣고 있지 않았다. 그의 질문은 듣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말하기 위한 것이었다.
불온성은 반정부적인 무엇으로 보는 것과 짝을 이루는 것과 더불어 또 하나의 오해는 불온성을 규모나 가시적 영향력이 클수록 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규모가 작았던 1970년대의 노동조합은 불온성의 상징이었다. 그보다 훨씬 커져버린 현재의 노동조합을 불온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1970년대의 감각을 잃지 않은 삼성그룹 사장님들밖에 없을 것이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