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시선집 감상문
- 최초 등록일
- 2008.12.09
- 최종 저작일
- 2007.12
- 2페이지/ 한컴오피스
- 가격 1,000원
소개글
김수영의 시선집에 대한 감상문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민음사에서 나온 『김수영 전집Ⅰ시』를 보면, 저 유명한 「풀」이라는 시는 1968년 5월 29일에 탈고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죽기 18일 전에 탈고한 시이다. 이 시는 전집의 맨 뒤에 실렸을 뿐만 아니라, 김수영이 최후로 쓴 시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저 시는 되게 악명이 높다. 악명이 높은 까닭은 시인이 까다로워서가 아니다. 시가 난해해서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시를 해설하는 사람들 때문에 생겼다. 저 시에 등장하는 풀은 민중을 상징하느니 민주주의를 상징하고, 바람은 억압을 의미하느니 어쩌고 하는 해설은 상당히 일반화되고 널리 퍼져 있다. 민중의 저항을 표상하는 주제를 가졌느니 하는 해설.
물론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면서 시를 감상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시만 나왔다 하면 “이 시의 주제는……”하는 식의 태도일지도 모른다. 가르치는 사람의 입에서 어찌 “이 시의 무제는 무엇이다.”라고 규정하여 학생들에게 내리꽂을 수 있는 것인지. 저 시를 두고 어찌 “이 시의 주제는 억압에 대항하는 민중의 모습이다.” 하는 식으로 단언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건 문학도 교육도 다 죽이자는 거 아니고 대체 무엇인가?
시라는 것은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당연히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 편의 시는 한 곡의 음악, 한 장의 그림, 한 편의 영화와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우리가 음악 하나를 듣고 이 음악의 주제는 무엇이다, 라고 일일이 따지는가? 그림 한 장을 본 뒤 이 그림의 주제가 무엇이라고 그토록 열심히 파악하려고 드는가? 우리 영화 한 편 감상하고 나면 “이 영화의 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하는 적 있는지?
참고 자료
-김수영, 시선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