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기차는 일곱시에 떠나네
- 최초 등록일
- 2006.04.12
- 최종 저작일
- 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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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감상문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이 소설을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을까. 잠시 고민해야 했다. 나는 어떤 소설을 읽고나서는 항상 ‘이 소설은 이런 소설이다’라고 정의를 내려야 속이 시원했다. 그런데 이것은 잃어버린 나를 찾는 과정을 다룬 소설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뒤엉켜있다. 주인공과 그의 주변인들은 하나같이 자기를 찾는 작업에 몰두해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일까? 왜 사느냐고 항상 의문을 품어도 그들은 알게 모르게 어떤 까닭이 있음으로 하여 살아간다. 그 까닭을 잃어버렸을 때, 그들은 속이 없어져버린 고둥의 집게가 되는 것이다. 이 소설이 주인공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것이 주된 내용이라고는 하지만 나는 주변 인물들과 하진을 동격으로 보고자 하였다. 상처를 가진 자들, 상처를 극복하거나 치유하면서 살아가는 자들. 그 속에 하진과 등장인물들이 포함된다. 이 이야기는 그러한 인물들의 연관된 나열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하진은 미래의 불행한 일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여자, 80년대의 암울한 역사적 현실 속에서 사랑을 잃고 아이를 잃어버린 젊은 날을 가진 여자, 그리고 잃어버린 그 젊은날로 하여금 현실에서 알맹이를 잃은 고둥껍질을 쓴 집게 같은 결락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여자다. 그녀의 삶과 잃어버린 과거의 시점을 찾는 과정은 미스터리물 같은 재미가 있다. 그러나 그녀가 아이를 달랑 안고 어디론가 도망가려하는 행동을 하는 이유나, 들리기만 하는 목소리들에 대한 존재를 의심하는 것, 사진 한 장을 가지고 추적해 나가는 과정들은 어딘가 모르게 공감이 가는 부분은 없는 것처럼 여겨졌다. 주인공과 나를 동일시하면서 책을 읽는 습관이 있는 나는 그녀의 잃어버린 기억이 80년대의 역사적인 흔적과 결부되어 있고, 그녀가 야학의 선생님이며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가 노동자들의 우두머리였다는 사실은 하진과 나의 동일시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차라리 그녀의 잃어버린 스무살 언저리가 주변에서 쉬 볼 수 있는 일 - 이를테면 지독한 사랑이라든가, 사고라든가 하는 -때문이었다면 더 마음에 와 닿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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