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 [박하사탕]- 리얼리즘의 힘, 역사를 성찰하는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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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앞에 두 개의 폭력이 놓여 있다. 천민 자본주의의 경제적 탐욕이 하나이고 정치적 야만성이 그 다른 하나이다. 감독 이창동은 한 쪽에 <초록 물고기>를, 그리고 다른 한 쪽에 <박하사탕>을 배치한다. <초록 물고기>가 폭력에 대한 계보학적 탐사라면 <박하사탕>은 고고학적 질문에 속한다. 감독은 <박하사탕>에서, 마치 지층(地層)을 한 꺼풀씩 벗겨내는 고고학자의 세심한 삽질처럼 묻혀진 시간을 퍼낸다. 이것은 또한 기억의 지하실을 향해 한 계단씩 내려가는 정신분석학자의 무거운 발걸음과도 닮았다. 이때 플래쉬 불빛에 모습을 드러내는 과거의 잔해들은 지하 무덤의 해골처럼 고통스러운 미소를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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