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효서 동주 독후감
- 최초 등록일
- 2019.04.07
- 최종 저작일
- 20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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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하루 종일 말을 하다 집에 온다. 말하는 직업을 가졌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국어’를 가르친다. 어떤 날은 재미있고, 어떤 날은 피곤하기만 하고, 어떤 날은 말을 하기 싫다. 그러다 어떤 날은 내가 말을 하는 건지, 말이 그냥 내 입을 빌려서 나오는지 모르게 술술 나올 때가 있다. 머릿속에서 생각해서, 한번 걸러 나온 말이 아니라 그냥 허공에 말을 쏟아내는 기분이다. 무슨 말을 하는지 스스로 모를 때도 가끔 있다. 자의식의 과잉이다. 내가 너희보단 잘났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쉽게 해도 될 말을 어려운 단어만 쏙쏙 선택해서 제대로 된 문장이 아니라 단어들의 나열만 한다. 그리곤 곧 허망해진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지......? 우습다. 그렇게 이 땅에서 내 나라 말, 내 나라 언어를 쓰고, 그것을 가르치고 있으면서도 이 말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다. 다만 영어권 화자가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영어를 배우지 않아도 된다는 소심한 안도는 몇 번 한 적 있다. 이따금 관광으로 일본을 가면서 그 매력적인 톤에 끌려 일본어를 배우겠다고 설칠 때에도 이 주 정도면 히라가나, 가나카타를 외우다 널브러진다. 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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