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크게든 적게든 성과 사랑이 등장하지 않는 SF는 거의 없다. 우리가 SF 작품들에서 공포에서 오는 전율을 느끼고 기대에 찬 두근거림을 느끼는 한, SF에서 미래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현실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SF적 상상력에 드러난 미래 사회의 사랑을 보는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 있고 현재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목차
1.SF와 성․사랑
2.인간과 휴머노이드(人間形)의 사랑
3.무한(無限)의 공간-가상현실에서의 사랑
4.미래사회에서의 사랑
5.SF의 성․사랑․섹슈얼리즘이 현대 사회에 주는 의미
본문내용
1.SF와 성사랑
〈가타카〉나 〈마이너리티 리포트〉같은 SF 영화를 보면서 오싹해지는 기분을 느껴봤을 것이다. 과학의 진보가 사람의 삶을 바꾸어 놓는, 기술이 인간을 조종하는 모습을 보면서 현실이 아님에도 공감을 느끼며 미래사회에 대해 염려스러운 마음이 생긴다. 미래에 대한 장밋빛 기대 혹은 막연한 불안은 SF가 만들어지는 가장 중요한 동기이다.
SF(science fiction)는 대부분이 과학의 변화가 사회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과학결정론적인 사고를 밑바탕에 깔고 있는 하위 문학 장르이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을 SF의 시조로 꼽는데, 과학과 인간의 오만, 파멸이라는 내용은 그 후에 많은 작품들에 영향을 주었다. 사실 SF라는 장르의 발아는 19세기 사실주의에 대한 반발과 연관이 깊다. 사실주의에 대항해 인간의식과 상상력을 강조하는 사조가 생기기 시작했고, 과학에 있어서도 관측 기기가 고도화됨에 따라 일상보다 오히려 ‘공상적인’ 사색이 필요한 것으로 여겨졌다. Robert Scholes & Eric S. Rabkin, 『SF의 이해』, 김정수박오복(공역), 평민사, 1993, p.14.
기술의 발전이 미래의 환상적인 것을 실현 가능성을 넓혀준 것이다.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SF라는 새로운 소설 형식이 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SF문학은 미래를 그리면서도 인간의 공상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신화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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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성이라는 것이 은연중에 사회적인 도구가 된다는 것을 여러 작품들이 암시했다. 『1984』의 경우에는 아예 작품 내에서 인물의 입을 통해 성의 정치성이 드러난다. 『멋진 신세계』나 「노간주나무」는 직접적 언급은 없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성이 정치적인 것은 현실도 같다. 성이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음의 경고는 현실에서 충분히 생각할 만하다. 성이 상업화되고, 계속해서 담론화되는 현상이 이면에 또 다른 그림자가 없을지 주시해볼만 하다.
SF의 특징상 과학 기술과 사랑에 대한 생각도 빼놓을 수 없다. SF에 나오는 테크놀로지가 대부분 현실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휴머노이드나 가상현실에 대한 태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냥 개인이 만족을 얻는다면 그것으로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인간의 고독은 인간관계를 통해서 극복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기술로 만들어진 대상들을 인간과 똑같이 생각하고 그것을 같은 인간보다 사랑한다는 것은 소외의 또 다른 모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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