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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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과학을 역사 속에서 분석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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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1945년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은 근대과학의 부작용을 보여 주었다. 오늘날, 맹목적인 과학만능주의에서 비롯된 무분별한 환경 파괴는 각종 기상이변과 자연재해를 초래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전 지구적 위기에 대해 근대과학이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렇듯 서양 근대과학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자연스럽게 비유럽 세계의 전통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비유럽 세계 중에서도 20세기 후반, 고도의 경제 성장을 통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진 동아시아 삼국(한국, 중국, 일본)의 전통과학이 주목받게 되었다. 과거 동아시아 삼국은 서양의 근대과학을 배우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고 이들에게 전통과학은 단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제 전통과학은 더 이상 극복해야 할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고도 경제 성장의 원천으로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렇듯 위상이 높아진 동아시아의 전통과학을 보는 관점으로는 첫째, 전통과학의 과학적 성과를 인정하는 시각이 있다. 두 번째 관점은 전통과학을 서양 근대 과학의 부작용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전통과학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돌아볼 수 있게 된 것은 기쁜 일이지만 이 관점들에는 각각 문제가 있다. 이 글에서는 그 문제들을 살펴보고 전통과학을 바라보는 올바른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론에 앞서, 옛날 동아시아에 ‘과학’이라는 개념이 존재했을까? 우리가 ‘전통과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까? ‘과학’은 근대 서양에서 만들어진 ‘science’를 번역한 용어다. 새로운 용어는 그에 맞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기준은 일종의 렌즈역할을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근대에 만들어진 ‘과학’의 기준으로 전통의 것을 보고 있다. 도수가 맞지 않는 안경은 사물을 왜곡해서 보여주듯이 오늘날의 과학을 전제로 과거를 보면 전통의 것을 왜곡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글에서 필자는 ‘과학’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넓게 사용하고자 한다. 근대의 ‘과학’의 개념을 그대로 적용하면 전통과학이 갖는 경계선이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고대 은나라의 귀갑에 새겨진 점복문(占卜文)은 근대과학의 기준으로 보면 ‘과학’은 아니다. 그러나 은나라 사람들에게 주술은 일종의 과학으로서 중요하게 인식되었다. 따라서 ‘과학’을 ‘자연세계를 나름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이를 실생활에서 활용한 모든 것’이라는 다소 포괄적인 정의를 갖고 전통과학을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전근대시대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과학 문명이 가장 발달했고 주변 여러 나라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중국에 큰 비중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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