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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의 아버지는 일생을 교직에 몸담으며 강직한 성품과 올곧은 교육관으로 살아온 오지 마을금지분교의 교장이다. 교육계와 사회에서 명망이 두터운 아버지에 대해 화자는 심한 열등의식을 느낀다. 군청 산림계장인 화자가 아버지의 실족에 가슴아픈 안타까움보다 왠지모를 기대감으로 아버지를 찾아감은 그러한 이유에서다. 항상 산처럼 높이 계신 아버지의 노인다운 모습을 기대하는 화자의 금마행은 그러한 기대로 설레고 들뜬 모습이다. 화자의 아버지에 대한 열등의식은 작품을 전개하는 주된 축이되며 이러한 화자의 의식은 작품 곳곳에 투영되어 있다. 희망의 대상으로 누이를, 절망의 대상으로 화자를 선택했다는 표현이나 금마분교의 여선생과의 대화에서 자기 비하적 표현 등은 아버지에 대한 열등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심지어 아버지를 <밀교의 교주>로 의식하는 것은 아버지를 따스하고 위안을 주는 존재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위엄과 신비로 자신을 위장한 절대자의 모습으로 여기는 화자의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에 아버지에 대해 열등감과 패배의식이 가득찬 화자이지만 그는 아버지의 정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절대자의 자리에서 내려와 자신의 아들에게 의지하는 힘없고 늙은 아버지의 영상은 인간적인 가족의 유대감을 확인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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