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원숭이, 현재의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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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달은 문창과를 나와 마케팅 회사에 다니는데 벌써 세 번째 직장이다. 물건을 홍보하는데 그럴듯한 광고 글을 쓰는 일이다. 벌써 육 년째 사귀는 남자가 있고 나이도 서른이라 남들이 다 하는 결혼도 할 수 있을지 자신 없다. 이야기 중에 원숭이가 나오는데 원숭이는 언제나 미달의 뒤를 따라 다니는 또 하나의 미달이다. 원숭이는 주눅 들고 자신 없고 자기 비판하는 미달에게 마치 악마처럼 나타나 조롱하고 웃는다. 부족하고 의기소침한 미달은 부모님, 첫사랑 케이, 일 모든 게 버겁다. 자신을 기죽이는 원숭이를 뜨개질로 만든 가방에 가두고 다시 뜨개질하면서 손님을 기다리는데 그 손님은 미달이 스스로 만드는 또 하나의 자아 확신이다. 뜨개질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온전한 자아상을 확립하고 온전한 주체가 되는 것을 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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