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밤, 거룩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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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 넘은 그는 단칸방에서 아내와 아내가 데리고 온 개와 함께 살았다. 아내는 개를 이뻐해서 항상 곁에 두었고 잠을 잘 때도 한 이불 덮고 잤다. 그는 아내가 개와 같이 잔다는 것이 인간이 할 짓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개와 함께 자던 아내가 죽었다. 개는 그를 경계하며 아내에게 가까이하지 못하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까맣게 모르고 잤다- 아내가 떠나고 그는 개와 같이 살게 되었다. 지금은 오래된 보일러가 수명이 다해서 꺼졌다. 동시에 한파도 와서 그는 닷새 동안 냉방에서 잔다. 개도 그와 같이 냉방에서 산다. 그는 이불을 몇 겹으로 깔고 덮었지만 추위는 뼛속을 파고든다. 눈을 감고 잠이 들면 죽을 것 같아 힘겹게 눈을 뜬다. 개도 그가 하는 모습이 수상해 문을 긁고 장판을 긁고 하다하다 그의 귀를 물어 뜯는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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