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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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히스레저란 배우를 좋아했다. 그 사람이 나온 영화를 보지도 않았으면서, 그냥 좋아했다. (아마 얼굴이 잘 생겨서 그런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히스레저가 죽었단 뉴스를 보았다. 충격과 동시에 현실감이 들지 않았다. 히스레저의 사망소식과 그가 출연한 ‘다크나이트’란 영화가 얼마 뒤 개봉한다는 뉴스가 산발적으로 인터넷에 떴다. 나는 막연히 다크나이트란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여름날 야자를 땡땡이치고 극장에 가서 본 다크나이트는 충격, 그 자체였다. 커다란 트레일러가 도로 한 복판에서 전복되는 거나, 배트맨의 수많은 특수 장비들. 상상만 하던 그림들이 현실감 있게 ‘보인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러나 사실 내게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당연하게도 히스레저의 조커였다. 내가 좋아하던 얼굴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기괴한 얼굴로 연기하는 히스레저. 귀까지 찢어진 입으로 쩝쩝거리며 대사를 하는 그 모습이, 충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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