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시 100편 선정 후 감상평 쓰기
- 최초 등록일
- 2016.06.02
- 최종 저작일
- 20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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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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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서울로 간다는 소
이광수
깎아 세운 듯한 삼방 고개로
누런 소들이 몰리어 오른다.
구브러진 두 뿔을 들먹이고
가는 꼬리를 두르면서 간다.
움머 움머 하고 연해 가는 꼬리를
뒤로 돌릴 때에 발을 헷짚어
무릎을 꿇었다가 무거운 몸을
한 걸은 올리곤 또 돌려 움머.
갈모 쓰고 채찍 든 소장사야
산 길이 험하여 운다고 마라.
떼어 두고 온 젖먹이 송아지
눈에 아른거려 우는 줄 알라.
삼방 고개 넘어 세포 검불령
길은 끝없이 서울에 닿았네.
사람은 이 길로 다시 올망정
새끼 둔 고산 땅 소는 다시 못 오네.
안변 고산의 넓은 저 벌은
대대로 네 갈던 옛 터로구나.
멍에에 벗겨진 등의 쓰림은
지고 갈 마지막 값이로구나.
‘소’라는 동물을 통해 나타난 삶의 슬픔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소’가 직접 심경을 토로하는 것이 아니라 화자를 매개로 하여 울음에 대한 의미를 나타내는 모습에서 인간과 동물의 교감을 엿볼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생명에 대한 인식을 하게끔 만들어준다.
불놀이
주요한
아아 날이 저문다. 서편 하늘에, 외로운 강물 위에 스러져 가는 분홍빛 놀…… 아아, 해가 저물면, 날마다 살구나무 그늘에 혼자 우는 밤이 또 오건마는, 오늘은 사월이라 파일날, 큰 길을 물밀어 가는 사람 소리…… 듣기만 하여도 흥성스러운 것을, 왜 나만 혼자 가슴에 눈물을 참을 수 없는고?
아아 춤을 춘다. 춤을 춘다. 시뻘건 불덩이가 춤을 춘다. 잠잠한 성문 위에서 내려다보니, 물 냄새 모랫 냄새, 밤을 깨물고 하늘을 깨무는, 횃불이 그래도 무엇이 부족하여 제 몸까지 물고 뜯으며, 혼자서 어두운 가슴 품은 젊은 사람은, 과거의 퍼런 꿈을 찬 강물 위에 내어던지나, 무정한 물결이 그 그림자를 멈출 리가 있으랴? ㅡ아아, 꺾어서 시들지 않는 꽃도 없건마는, 가신 임 생각에 살아도 죽은 이 마음이야, 에라 모르겠다. 저 불길로 이 가슴 태워 버릴까. 어제도 아픈 발 끌면서 무덤에 가 보았더니 겨울에는 말랐던 꽃이 어느덧 피었더라마는, 사랑의 봄은 또다시 안 돌아오는가. 차라리 속 시원히 오늘 밤 이 물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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