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백 편
- 최초 등록일
- 2013.04.09
- 최종 저작일
- 20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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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자작시 100편 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1. 하여 시는 안 된다
화장실 미싱하우스를 육 개월이나 했던
군대 동기는 그리도 말이 없었다.
인내만 하며 변기를 닦아 내던 손
금칠한 싱가폴 인터콘티넨탈 호텔의
W.C (water closet)보다 허였던
그 무덤같은 시절
염산냄새 풍기는 변기에 앉은
석유 난로를 보며
동파된 삶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Ich habe Angst.
강남의 구청에서
다시 이토록 아리게 담배를 든
나의 손은 메스꺼운 도시의 냄새만 묻혔다.
비겁한 생존이다
술 한잔에
담배 하나에
모든 발악이다.
나는 무섭다.
하여 시는 안 된다.
2. 하여 시는 안 된다 2
비겁한 살아냄이다
그놈의 술 한 잔에
그놈의 담배 한 개비에
이리도
굽신거려야 한다는 건
생의 지랄이다.
3. 하여 시는 안 된다 3
시는 절대 안 된다
작문 담당 중학교 여선생
“한번 믿어 봐라”
나는 안 쓴다
절대 안 쓴다
그래서
아무 것도 안 되어 온 인생이다.
4. 뚝섬, 지랄같은 저녁
삼 천원 짜리 폭죽에 미쳐 날뛰는
철교 밑
십 분에 서너 대는 족하게 태운
우주 쓰레기 미르호 같은
우울한 얼굴을 한 교각 밑에
한 사내의 상상력이 깔렸다
시커먼 하늘에 취해
역한 물내에 취해
개발새발 그려낸 추상화같은
그런 혼돈의 강가
지겨운 연인들의 연가(戀歌)같이
오래도 흘러내린 고단한 강물
4. 영화관 씨넥스
최고의 돌비스테레오
기껏해야 백 여석
그 좁은 공간의 회한이라야
뭐 별게 있나 싶다
팝콘 냄새나 있지 뭐가 있나 싶다
5. 신입사원의 독백(獨白)
감히도 내가 말한다
쓰디 쓴 커피에
지겨운 관절염에
냄새나는 독방에
시커먼 책의 냉소에
일만 원짜리 코의 거대함에
기죽은 내가 감히도 말한다.
할 말 많은 세상에 감히도 말한다
...
6. 단상
두통이 심한 날은 괜히 서운해진다
컴퓨터 전자기파를 쏘이면 눈물이 난다
슬픈 날도 아닌데 눈물이 난다
삶은 독한 憐憫(연민)이다
7. 善竹橋
슬퍼 졸린다
이 차가운 가수면 (假睡眠)
머리는 미끄러져
다리는 부러져
위액(胃液)은 터져
알 수 없는 배신(背信)
삐뚤어진 입으로
쏟아 내는 의천검과 도룡도
아픔은 찰나(刹那)이나
상처(傷處)는 영원(永遠)하다.
8. 사표 써
백만 원의 노예가 되어
열두 시간이 비굴하다
겨우 하루를 사퇴하지만
어디에도 절망은 없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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