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감상] 바다는 상처를 오래 남기지 않는다.
- 최초 등록일
- 2003.07.01
- 최종 저작일
- 20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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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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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고등학교 2학년 봄에 찾은 깊고 푸르던 동해바다, 대학 입학 후 마라도에 이르는 뱃길에서 만난 젊고 거침없던 파도, 그리고 지난 해 소주잔에 기울던 서해의 일몰을 마시며 가슴 벅차하던 변산반도에서의 하루, 모래밭에 누워 별을 헤아리다 그대로 잠들어버린 해운대의 지난여름까지..... 그랬다. 내게 바다는 하나의 여백이며 추억이고 동경이었다. 그런데 삶이라니... 더구나 상처를 남기다니......
그물질로 계절을 체감한다는 순박한 어촌사람들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바다는 상처를 오래 남기지 않는다’에서 바다는 ‘삶’ 바로 그것이었다. 허구한 날 소금기 밴 물 묻혀가며 일을 해도 굳어지는 건 삶이 아니라 굳은살뿐이라는 넋두리는 파도에 휩쓸리는 그물을 걷어올리고 배를 묶어두기 위해 넘어지고 부딪치는 주인공의 일상을 통해 나에게도 고단함을 공유하게 했다. 우선 작품의 줄거리는 이렇다.
참고 자료
심사평 :<바다는 상처를 오래 남기지 않는다는>는 한 어촌을 배경으로 평범한 어부 부부와 주변 사람들의 삶을 찬찬히 묘사하는 전통적인 사실주의 수법에 충실한 작품으로 구수하고 걸쭉한 입담이 적절하게 구사되어 감칠맛이 있고 기본적으로 세부에 대한 관찰력이 두드러지며 특히 주인공 부부의 소시민적 내면묘사가 그러하듯 드문드문 뛰어난 대화법과 묘사력을 보여준다. 작품의 전체적인 구성도 단단하여 신인답지 않은 숙련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세태소설의 특성이 짙다거나 낡은 이야기를 낡은 방식으로 펼친 '구식소설'이라는 한계는 그것대로 남는다. 다만 어부의 삶과 연안어업을 여실하게 그려내는 작가가 드물어 우리 소설 계의 빈 부분을 채워줄 낮지만은 않은 역량은 높이 평가되어 마땅할 것이다. -이문구, 윤지관
당선소감중에서 : ..내 고향 거제도 사람들은 그물질로 계절이 오고 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철마다 나는 고기가 다르고 물빛이 다르고 고깃살 씹히는 맛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절은 산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바다에서 시작된다고 믿고 사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어쩌면 이번 태풍으로 바다는 인간을 깨우쳐주고 싶었는지 모른다. 모든 건 바다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세상살이는 높이가 아니라 깊이라는 것을... 이상섭(1961)경남 거제 출생. 동국대 국문과 졸업. lsangsup@hanmail.net
출전: 창작과 비평 2002년 겨울호-제5회 창비신인소설상 당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