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편 제[비혈연적 관계가 미치는 영향력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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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편 제[비혈연적 관계가 미치는 영향력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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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편제, 이번 기회 이전에도 여러 번 본 작품이었지만, 그동안 장인정신과 한의 정서, 판소리에의 집착, 예술의 계승 등의 측면에서만 바라보았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서편제에 등장하는 인물들 간의 특수한(동시에 보편적 성격도 배제할 수 없는) 가족관계의 측면에 주목해 보았다. 서편제에 등장하는 가족관계는 다만 극적인 흥미를 더해주기 위한 추가적 요소가 아닌, 전체적인 스토리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작가의 의도적 장치로 볼 수 있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의 가족이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비혈연 집단(입양과 재혼으로 이루어진)이라는 것이었다.
우선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송화’가 ‘유봉’에게 느끼는 애착(또는 정)은 일반적인 딸이 아버지에게 느끼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먼저 아버지에 대한 애정의 깊이가 매우 깊다. 또 송화는 유봉의 선택에 절대적으로 순응하며, 그것을 의무적으로 생각하고 고수한다. 물론, 다른 가정에서도 아버지의 선택이 자식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클 수 있지만, 「서편제」에서 송화가 의무적으로 여기고 따르는 정도는 일반적인 부녀관계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다. 심지어 송화는 아버지의 강요와 선택을 자신이 선택한 것으로 인정해 버리는 태도마저 보이곤 한다.
송화에게 유년기에 가장 필요한 모성(식량의 공급과 보호, 육체적 접촉 등)이 결핍된 것은 유봉에 대한 송화의 위와 같은 태도에 주요하게 작용하는 요소이다. 송화는 결핍된 모성의 역할을 부성으로 대체시키는 과정을 취한다.

참고 자료

참고문헌: 소설 「서편제」, 이청준, 출판사: 열림원
「성욕에 관한 세편의 에세이」, 지그문트 프로이트
에로틱한 우리 몸 이야기」, 다케우치 쿠미코, 출판사: 대교베텔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