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 최초 등록일
- 2008.01.15
- 최종 저작일
- 20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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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영화 감상평 -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가감 없는 아일랜드 독립투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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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랜드 앤 프리덤의 명성 때문일까, 비단 영화 매니아뿐 아니라 근현대사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켄 로치라는 이름은 낯설지가 않다. 더욱이 사회주의자로 이름난 그가 또다시 자국을 씹는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니 더더욱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하 보리밭)을 기대하고 보았다.
우선 결론부터 내리자면 거장다운...그런데 문득 떠오르는 것은 랜드 앤 프리덤의 자매판? 이랄까, 개인적으로 그의 작품을 많이 보지는 못했으니 어쩔수 없이 랜드 앤 프리덤과 비교를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내 느낌을 단도직입적으로 표현하자면, 단지 공간적 배경이 스페인에서 아일랜드로 바뀌었을 뿐 달라진 점을 거의 못 느꼈다는 것이다. 물론 주제도 내용도 모두 다른 영화이지만.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구조가 랜드 앤 프리덤과 너무도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을 어쩌란 말인가...!!
굳이 차이점이 있다면, 오히려 작위적인 느낌이 더해졌다는 점이다. 좀더 관객에게 친절해졌다고 해야 할까? 랜드 앤 프리덤에서 보여주었던 켄 로치의 화법은 관객에게는 아주 불친절해 보이는, 다소 딱딱한 느낌이 가득 찬 사실적인(혹은 다큐적인) 스타일이었다. 아마도 다큐 영화를 선호하는 그의 평소 취향 때문이리라. 헐리웃 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그런류의 영화는 쉬이 지루해질 수 있지만 켄로치는 그런 리얼리즘 속에서 드라마를 이끌어내는 솜씨 좋은 장인의 모습을 보여주었었다.
보리밭에서도 이러한 그의 스타일은 여전하다. 테디가 시네이드에게 데미언의 죽음을 알리는 마지막 엔딩은 롱쇼트를 이용하여 넓은공간에 남겨진 시네이드를 더욱 작게 표현함으로써 그 쓸쓸함과 비극적인 슬픔을 강조하고 있다. 극적인 호흡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인물들의 대사나 웅성거림...말 그대로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는, 일상에서 툭툭 튀어나올 수 있는 대화들이고. 이런 요소들 덕분에 더욱더 리얼리즘에 빠져 들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아쉽게도 보리밭은 전작에 비해 극영화적인 요소들이 과도하게 삽입되어 버렸다. 어차피 랜드 앤 프리덤이나 보리밭이나 모두 다큐 영화가 아닌 극영화이니 이상할 것은 없지만 이러한 부분들이 리얼리티의 맥을 조금씩 끊어버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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