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눈먼 자들의 도시
- 최초 등록일
- 2006.01.06
- 최종 저작일
- 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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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해냄출판사 2002.11.20
서평입니다.
199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대표작입니다. 인간의 악마성과 인간 제도의 헛점에 대한 통찰이 묻어나는 좋은 소설입니다.
실명이라는 파국과 구원으로서 인간연대에 대해 알아봅니다.
목차
1. 들어가며
2. 실명
3. 의사아내
4. 연대
본문내용
빛이 너무 강해 눈이 멀었다. 그래서 새하얀 어둠이다. 이것은 이성에 대한 극단적인 믿음 덕분이다. 하얗게 눈이 먼 사람들은 보이는 게 없어 용감하다. 목숨 따위는 초개와 같이 여기고 욕망에 충실하다. 시각의 상실은 다른 감각, 감정 마저 눈멀게 만든다. 기아와 도덕의 갈림길에서 인간은 다른 고민을 하지 않는다. 눈이 안 보이면 짐승이 되므로 배고픈 것만 막으면 된다. 그들은 네 발 달린 짐승의 운명과 진배없다.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법도 가족도 아니라 두 눈이다. 눈이 멀면 법은 고사하고 가족도 챙기지 못한다.
정신은 스스로 창조해낸 괴물에 굴복할 때 망상을 겪게 된다. 눈 먼 자들은 그런 망상의 세계에서 힘겹다. 그들은 서로를 격려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러지 않는다. 그들은 지독한 이기주의자들이 되었고 폭력에 길들여져 사회성은 오리무중이다.
실명(失明)이란 모든 희망이 사라진 세계에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눈 먼 세계는 디스토피아 혹은 멸망으로 가는 세계다. 그들은 서로를 죽여간다. 그 이유는 도대체가 뭐가 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타인의 눈이 없다면 우리는 우리 욕망에 충실하게 된다. 그 욕망에 브레이크는 없다. 단지 자신을 위하여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그들의 욕망이란 단순한 아나토스와 에로스만이 아니다. 그들의 모든 것이 혼란한 세계에 잠식되는 것이다.
‘눈먼 사람에게 말하라. 너는 자유다. 그와 세계를 갈라 놓던 문을 열어주고 우리는 그에게 다시 한번 말한다. 가라. 자유다. 그러나 그는 가지 않는다. 그는 길 한가운데서 꼼짝도 않고 그대로 있다’ 눈 먼자들은 움직일 수 없다. 블라인드니스(blindness)가 무엇을 상징하는가. 눈이 없다면 감정도 다른 것이 되어 버린다. 저자는 <우리는 우리의 눈으로 객관적인 세계를 보고 있는가. 아니면 보고 있어도 못 본 척 하거나, 못 보고 있거나,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보며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단지 눈 먼 인간의 잔인함, 혹은 인간제도의 허술함을 위하여 이런 기괴한 상상을 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인간의 소유욕이란 시각적 만족에 불과하다.
참고 자료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해냄출판사 2002.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