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노동의 종말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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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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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플러그가 끼워진 종족,
실리콘 칼라 노동자.
피곤을 모르고 임금도 필요 없는 기계들이
인간의 노동을 빼앗고 있다.”
이 짧은 글은 어느 공상과학소설 속의 한 구절이 아니라 제러미 리프킨의 문명 비판서 ‘노동의 종말’의 표지에 적혀있는 글로,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새로운 종족(실리콘 칼라 노동자)의 출현과 그에 따른 인간의 노동 상실이라는 이 책의 내용을 단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제 3의 물결’에서 말했듯이 정보화 시대가 도래하였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보화가 우리의 사회에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특징임은 이미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에 대해 ‘분권화’, ‘원격 민주주의’, ‘다품종 소량생산을 통한 다양성의 실현’ 등 교과서에 나오는 개념에 근거한 가상적 ․ 긍정적 이미지로써만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실제 진행되고 있는 사회 현실의 변동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자본의 새로운 네트워크 질서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결과를 낳고 있다. 우리가 꿈꿔오던 이미지처럼 사회 구성원 전체를 기술천국의 유토피아로 인도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정보화는 실리콘 칼라 노동자들에 의해 수많은 인간의 노동을 경제 생산 과정으로부터 소외 ․ 추방시키면서 대량실업 ․ 노동으로부터의 축출이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꾸만 심화되고 있는 취업난과 대기업의 대량 해고사태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러한 사회 문제에 대해 대체로 경기불황에 의한 고용시장 불안정을 원인으로 보지만, 그보다 정보화 물결이 우리의 노동시장을 완전히 대체해 가고 있다는 근원적인 문제점에 대해 살펴보아야 한다. ‘노동의 종말’은 정보화의 본질과 그에 따른 위험을 실제 사회 변동에 관한 실증적 자료를 토대로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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