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와 치숙
- 최초 등록일
- 2005.02.17
- 최종 저작일
- 2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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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채만식의「치숙」은 1인칭 주인공인 청년이 혼자서 이야기를 지껄이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마치 등장인물이 내뱉는 대화처럼 느껴지며 실제로 화자의 언어를 인용부호로 묶어도 조금도 어색해지지 않는다. 그러나 화자에 대해 객관적으로 묘사하거나 서술하는 또 다른 화자는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여기서 화자의 언어는 신뢰성 없는 내용을 자유스럽게 발설한 상태이므로 그것은 서사적 객관성을 책임지는 진정한 화자의 언어가 될 수 없다.
이 소설 전체는 커다란 인용 부호 안에 넣어질 수 있으며, 그 때 서사적 객관화를 위해 인용부호 안의 언어를 객관적 상황에 고정시키는 인용자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화자의 언어를 인용하면서 서사적 객관성의 액자를 고정시키고 있는 침묵의 또 다른 화자가 바로 내포적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즉 이 소설에서 화자의 언어 자체가 극화되고 있고, 또 그 주관적 언어내용이 신뢰성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그와 구별되는 인격체로서 소설 전체의 규범을 떠맡고 있는 내포적 작가가 존재한다. 따라서 내포작가라는 존재는 작품에 믿을 수 없는 화자가 등장할 때 그 필요성이 요구되며 내포작가와 화자의 거리가 벌어질수록 내포작가의 존재는 분명히 드러난다고 할 수 있겠다.
소설 속의 화자인 ‘나’는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모습을 자신이 보는 관점에 따라 적나라하게 말해주고 있는데 특히 한 여인의 끈질긴 기다림과 인내의 과정을 볼 수 있다. 아주머니는 소박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을 원망하지 않고, 자신의 도리와 의무만을 묵묵히 지키며 20년을 갖은 유혹과 고난을 겪으며 살아간다. 그리고 자신을 버렸던 남편을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거두는 관대함과 너그러운 마음씨가 그대로 드러난다. 이러한 아주머니에게서 나는 정말 감동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녀의 마음과 정신은 어떤 잘못이라도 다 포용하고 수용하며 이해해 줄 수 있을 만한 큰 존재로 다가왔다. 그러나 마지막부분에서 ‘아저씨’가 고생을 낙으로, 그 쓰라린 맛을 씹고씹고 하면서 그것에서 단맛을 알아내는 사람도 있다고 하며 사람마다 무슨 일에고 진정과 정신을 꼬박 거기다가만 쓰면 그렇게 되는 법이고, 고생이 고생이면서 고생이 아닌 낙이라고 한말은 ‘아주머니’에게만 표현한 것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던져진 각성제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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