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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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수업 시간에 평론가였던 교수가 '그의 문장에 담긴 예술지상주의가 무섭다'라며 김훈을 평했다. 김훈의 저서 <칼의 노래>로 인해 한껏 그에게 빠져있던 때였는데, 그 교수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집에서 책장을 정리하다가 2005년 개정된 이 책을 다시 읽었다. 김훈의 문장은 여전히 김훈만이 쓸 수 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어떤 글에 대해서는 그의 문장이 내용에 대해 어울리지 않는 옷 처럼 느껴졌다. 간단한 사실을 어렵게 수식하는 듯 하기도 했는데, 과하게 멋을 부린다 해야할지, 아니면 자의식 과잉으로 봐야할지는 잘 모르겠다.
하고 싶은 말은 세월에 따라 그의 개성이 다르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묘했다. <돈, 오카네, 머니>나 <광어냐 도다리냐>같은 글에서는 그의 위트가 느껴서 껄껄 웃기도 했는데, 전체적으로 역시 김훈의 글은 이름을 가리고 읽어도 김훈만의 것이 확실한 듯 보였다. 호불호가 갈리더라도, 나는 자기 개성이 확실한 작가를 더 높이 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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