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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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스쳐 지나간 상대방의 독한 향수 냄새에 인상을 찌푸린 경험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빵집 앞을 지날 때 나는 갓 구운 빵 냄새나 아카시아 향, 고기 굽는 냄새 따위에 기분이 좋아진 경험 또한 있을 것이다. 홍차에 적신 마들렌 냄새가 아니더라도 어떤 냄새에 문득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을 것이다. 인간의 오각 중 하나인 후각이 인간의 삶에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크다. 악취에 기분이 나빠지고 좋은 냄새에 기분이 좋아지듯이 사람의 정서를 좌우하고, 기억을 상기시킬 뿐만 아니라, 대상에 대한 인식과 판단에 영향을 끼친다. 소설 ‘향수’에서는 이런 후각을 지배하는 자가 인간의 마음을 지배할 수 있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향수’는 이런 후각에 있어 천재인 한 남자,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의 일생을 다루고 있다. 그는 냄새로 세상을 인식하였고, 온갖 냄새들을 수집하고 구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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