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의 구체성과 표현의 진정성, 이창동의 시, 아네스의 노래, 심재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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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는 인생 늘그막에 시를 접하게 되고 삶 속에서 시를 써나가는 여자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시를 쓴다는 것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짧은 글로 함축시켜 적어내는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마음의 울림을 주는 시를 좋은 시라 말한다. 마음의 울림은 시의 표현이 진정성을 담고 있을 때 형성 된다. 이 때의 진정성을 갖는 표현은 시인 그 자신의 주체적 경험을 시에 접목시킬 때 나온다. 아네스의 노래 및 기성시인의 시 작품을 예로 들어 주체적 경험이 구체성을 띄어 표현의 진정성을 끌어낸 시에 관해 논하고자 한다.

아네스의 노래는 영화 마지막에 나온 시 작품으로 이창동 감독의 자작시이다. 이 시는 영화 속 주인공인 양미자가 영화 마지막에 완성한 작품으로 양미자의 인생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시를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에는 수첩을 들고 다니며 메모하는 양미자의 모습이 있다. ‘시상’을 찾기 위해 자신의 주변을 탐색하고 사소한 기억들과 감상을 적어놓았다. 아름다운 강, 억새가 욱어진 강가길, 흐르는 냇물, 빨갛게 피어있는 꽃, 아파트 앞의 커다란 나무. 이러한 일상을 보는 눈은 자살한 여자아이를 향한 양미자의 감정과 연결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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