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맛있게 읽기
- 최초 등록일
- 2012.03.07
- 최종 저작일
- 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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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소설 「장미의 이름」은 그야말로 ‘소문난 잔치’였다. 훌륭한 소설이라는 이야기를 귀가 닳도록 들은 것 같다. 단순한 추리소설 그 이상이라고, 수준 높은 지식과 치밀한 전개, 놀랄만한 결말이 어우러진 대단한 작품이라고 했다. 중세 수도원을 배경으로 수도사들이 하나둘씩 죽어나가는 ‘연쇄살인’에 관한 이야기이라고 했다.
목차
<순서>
소문난 잔치
프롤로그
제1일
브루넬로를 찾다
논쟁을 벌이다
제2일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사건의 발단이 되다
이단 종파에 대해 이야기하다
미궁 속에 잠입하다
제3일
아드소, 묵상하다
제4일
세 번째 시신이 발견되다
수도원과 장서관을 이야기하다
제5일
교황파와 황제파가 청빈을 논하다
세베리노가 죽다
제6일
‘아프리카의 끝’에 도달하다
제7일
전소(全燒)되다
『장미의 이름 읽기 : 텍스트 해석의 한계를 에코에게 묻다』
「장미의 이름」의 예술
중세의 예술
「장미의 이름」, 존재하지 않는 장미의 이름
본문내용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있다. 소문만 자자한 것이 실제로는 별 볼일 없다는 뜻이다. 얼마든지 다르게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실제로 잔칫상은 훌륭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과장된 소문을 듣고 헛된 기대감에 휩싸여 실망을 느끼게 되었다고 생각해보자. ‘먹을 것 없다’는 가치판단이 ‘소문’이라는 기준 아래 휘둘려버린 경우다. 아니, 어쩌면 애당초 잔치에는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어디서 흘려들은 풍문은 있어가지고, 잡채는 당면 빼면 남는 것이 없고 떡은 오래되어 굳어버렸으며 전은 차갑게 식은 데다 더러는 덜 익기까지 하였다고, 성의 없는 상차림이며 손님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던 잔치자리였다고 불평을 늘어놓는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더니, 그게 정말인가 봐.” 정작 자신은 초대도 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소설 「장미의 이름」은 그야말로 ‘소문난 잔치’였다. 훌륭한 소설이라는 이야기를 귀가 닳도록 들은 것 같다. 단순한 추리소설 그 이상이라고, 수준 높은 지식과 치밀한 전개, 놀랄만한 결말이 어우러진 대단한 작품이라고 했다. 중세 수도원을 배경으로 수도사들이 하나둘씩 죽어나가는 ‘연쇄살인’에 관한 이야기이라고 했다. 숀 코넬리가 주연한 영화는 방대한 소설의 내용을 제대로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숀 코넬리 이외에 주인공 배역에 어울릴만한 배우는 없을 거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심지어는 범인이 장님 수도사이며,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제2권을 두고 벌어지는 두뇌싸움이라는 것까지 엉겁결에 들어 알게 되었다. 추리소설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범인의 정체와 범행동기까지 이미 알고 있었으니, 소설을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고전소설 「춘향전」 전문을 읽어본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마는 대한민국에서 춘향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장미의 이름」이 들려오는 이야기처럼 훌륭한 소설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먹을 것은 없어 보인다,’ 즉 대충 아니까 따로 시간 내어 읽어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초대도 받지 못한 사람이 바로 나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참고 자료
강유원, 『장미의 이름 읽기 : 텍스트 해석의 한계를 에코에게 묻다』, 도서출판 미토, 2004.
움베르토 에코, 이윤기 역, 『《장미의 이름》 창작 노트』, 열린책들, 1992.
노만 F. 캔더, 이종경 외 역, 『중세이야기 : 위대한 8인의 꿈』, 새물결,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