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문정희와 에코페미니즘
- 최초 등록일
- 2010.09.15
- 최종 저작일
- 2009.06
- 8페이지/ 한컴오피스
- 가격 1,500원
소개글
현대시론 시간에 쓴 레포트.
시인 문정희와 에코페미니즘을 주제로 작성.
목차
Ⅰ. 서론
Ⅱ. 억압된 여성의 몸
Ⅲ. 원시적 자연성의 희구
Ⅳ. 자연과 여성의 동일화
Ⅴ. 결론
본문내용
처음 이화여자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여성 인권운동, 페미니즘’ 등의 단어를 처음 접하면서 적잖이 놀랐던 것이 생각난다.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사회에서의 여성 차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 후 여성학 등의 강의를 접하면서 사회에서 여성이 발휘할 수 있는 힘을 새롭게 조명해 보게 되었다. 모성은 무엇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다. 여성의 부드러우면서 강한 힘은 세상을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다.
에코페미니즘이란 1970년대 등장한 생태여성론을 의미한다. 생명, 자연생태계라는 넓은 삶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며 동시에 고른 사람의 삶을 살리는 평등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사상이 에코페미니즘이다. 가부장 사회에서 여성은 주변인으로 기능하였고 남성의 조력자일 뿐이었다. 그러나 세상을 지배한 남성중심, 서구중심, 그리고 이성중심의 가치는 세계, 환경, 인간의 정신을 황폐하게 하였다. 에코페미니즘은 여성의 부드러운 힘으로 병든 세상을 살리고자 하는 실천 지침이다.
문정희 시인의 시에는 이러한 에코페미니즘의 가치가 잘 구현되어 있다. 그녀의 시에는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사이의 친화를 이루고자하는 세계관이 드러난다. 자연과 여성이 근원적으로 신성한 존재이며, 원시적으로 충만한 힘을 가진 존재로 그려진다. 에코페미니즘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평화, 조화이다. 인간과 자연,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그 조화를 모색하는 문정희의 시를 에코페미니즘의 관점으로 분석해보도록 하겠다.
Ⅱ. 억압된 여성의 몸
윗옷 모두 벗기운 채
맨살로 차가운 기계를 끌어안는다
찌그러지는 유두 속으로
공포가 독한 에테르 냄새로 파고든다
패잔병처럼 두 팔 들고
맑은 달 속의 흑점을 찾아
유방암 사진을 찍는다
사춘기 때부터 레이스 헝겊 속에
꼭꼭 싸매놓은 유방
누구에게나 있지만 항상
여자의 것만 문제가 되어
마치 수치스러운 과일이 달린 듯
깊이 숨겨왔던 유방
우리의 어머니가 이를 통해
지혜와 사랑을 입에 넣어주셨듯이
세상의 아이들을 키운 비옥한 대자연의 구릉
다행이 내게도 두 개나 있어 좋았지만
오랜 동안 진정 나의 소유가 아니었다
사랑하는 남자의 것이었고
또 아기의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나 지금 윗옷 모두 벗기운 채
맨살로 차가운 기계를 안고 서서
이 유방이 나의 것임을 뼈저리게 느낀다
맑은 달 속의 흑점을 찾아
축 늘어진 슬픈 유방을 촬영하며
참고 자료
김현자 외(1997), 『한국 여성 시학』, 깊은샘
문정희(2001), 『오라, 거짓 사랑아』, 민음사
문정희(2004), 『양귀비꽃 머리에 꽂고』, 민음사
남진숙(2008), 한국 현대시의 에코페미니즘적 상상력 연구, 동국대 대학원 박사 학위 논문
엄경희(2003), 상처받은 `가이아`의 복귀 - 여성시에 나타난 에코페미니즘,『한국근대문학연구 제4권 제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