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마임축제의 `보이첵`을 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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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첵` 마임공연을 본 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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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는 ‘줄리에게 박수를’이란 연극을 봤었는데, 요번에는 ‘보이첵’이라는 마임 공연을 봤다. 처음 마임을 접한 것은 몇 일 전 우리학교 학생생활관 앞에서 어떤 두 남자가 공연하는 것을 봤을 때이다. 우연치 않게 그 옆을 지나가다 보게 되었는데, 말을 하지 않고 몸짓과 표정만으로 감정과 내용을 표현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텔레비전에서 그런 공연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긴 했었지만 실제로 가까이서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 땐 이미 ‘보이첵’ 티켓을 사놓았던 때였고, 그 티켓을 살 때는 별 생각 없이 과제를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지만 그 공연을 보고 나서 신기한 마음에 ‘보이첵’이란 마임 공연하는 날이 기다려졌다.
공연을 하는 날이 되어 나는 친구들과 춘천문화예술회관으로 갔다.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다. 공연 시작시간보다 4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잠깐 배를 채우기 위해 간식을 사 먹고 와보았더니 처음보다 사람들이 많이 와있었다. 학생들도 많았고, 가족이 다 같이 보러온 것도 볼 수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몇 명의 외국인들이었다. 나는 마임축제가 뭔지도 잘 모르고 춘천에서 매 해 한다는 것도 몰랐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온 걸로 봐서 ‘유명한 축제인가 보다’하는 생각을 했다. 공연장은 꽤 넓었다. 하지만 그 넓은 공연장이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공연이 시작되었다.
처음 등장한 사람은 주인공인 ‘보이첵’의 아내 ‘마리’였다. 마리는 힘없는 남편 보이첵과 가난한 생활을 꾸려나간다. 힘없고 가난한 육군 일등병인 보이첵은 아내를 위해 매일 완두콩만 먹어야 하는 임상실험 대상이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보이첵을 보며 상사들인지 의사들은 “보이첵~ 보이첵~ 완두콩을 얼마나 먹었니~? 오늘도 많이 먹었니~? ”하며 놀리기만 한다. 뿐만 아니라 “담벼락에 오줌을 싼 게 누구지? 보이첵 네가 담벼락에 오줌을 쌌지~?” 하며 놀리기가 일쑤였다. 하지만 보이첵은 상사들의 이런 놀림과 괴롭힘(?)에도 굴하지 않고 성실하고 열심히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이런 남편을 두고 마리는 몰래 남편의 상사와 바람을 핀다. 아내가 바람을 핀 사실을 눈치챈 보이첵은 아내를 보며 갈등을 하다 결국엔 아내를 죽인다.
이 연극에서는 아무런 무대장치도 없이 배우들은 오직 의자만 사용하여 모든 것을 표현한다. 의자를 가지고 자주자재로 많은 모양들을 만들고 그 안에서 연기를 했다. 넓고 텅 빈 무대에서 의자만 들고 연기를 한다는 것.. 나는 의자가 이 공연에서 무슨 의미를 갖는지 보는 내내 너무 궁금했다. 나름대로 생각해보았는데, 이 연극의 내용 전체는 우울하고 삭막하다.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데 그 어떤 다른 물건보다 딱딱한 나무의자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단순한 나무의자는 비스듬하게 세워놓든, 똑바로 세워놓든, 거꾸로 세워놓든 서로 겹쳐서 놓으면 균형이 잘 맞고 쉽고 빨리 많은 모양들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둥글거나 예쁘게 디자인된 의자가 단순한 나무의자를 사용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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