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길가메시서사시를 읽고
- 최초 등록일
- 2006.04.26
- 최종 저작일
- 20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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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길가메쉬서시시를 읽고 느낀 감상문.
전체적인 내용은 "길가메쉬는 과연 영웅인가?"
목차
없음
본문내용
인류는 자연의 섭리에 끝없이 도전하는 존재이고 영웅은 그 도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이다. “인류는 진화한 동물이다”라고 신의 말씀에 반기를 든 Darwinist에게나 열등한 민족을 교화시키겠다는 거만한 인류애를 지향한 Imperialist에게나 인류의 도전은 영웅을 통해 의미를 이룬 것이었다. 영웅이란 정상적인 인간이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영원’이라는 영역에 찾아나서는 또 다른 미약한 인간을 지칭하기에, 그들이 시도가 항상 실패라는 비극을 낳음에도, 그들의 비극적 결말에 인류는 찬양하고 뒤따르고자 행동한다. 결국, 영웅은 그들의 결말에 초점 맞춰진 ‘비극적 인물’이 아니라 그들의 시도에 주시되는 ‘의미를 만드는 인물’인 것이다.
그럼 길가메쉬가 영웅인가? 나에게 그는 망나니에 가깝다. 자신의 힘과 지위를 이용해 ‘초야권’이라는 성폭력을 수없이 휘둘러 자신의 백성 모두에게 슬픔과 두려움을 안겨줬으며, 자신의 힘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훔바바와 후와와라는 이들에게 범법적인 살인을 자행했으며,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이유로 자신의 친구이자 충복인 엔키두를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는 원인을 제공한 ‘당대 영웅’ 길가메쉬가 나에게는 상쾌한 소름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이런 비상식적 행동이 나같은 범인(凡人)에게는 목을 베기 위해 신명나게 춤을 추며 즐거워하는 망나니로 밖에 보이지는 않았다. 허나, 서방 오랑캐의 침략을 막는다고 끝없는 성벽을 지은 진시황이나, 자신이 태양의 아들 ‘라’임을 알리기 위해 몇 십년간 자신의 무덤을 만든 이집트 파라오들이나 모두 비정상적인 것은 매한가지일 것이다.
그럼 무엇이 영웅과 망나니라는 양면의 얇은 차이를 만드는 것인가? 바로 그들의 비정상적 행동의 의미 유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끝없는 추락이 단순한 종국적 결말을 나타내는 것이라면 그에게나 그의 행적을 탐독하는 나에게나 그의 추락은 무미건조한 역치 이하의 자극일 뿐이다. 반대로 이런 비정상을 천재성에 의한 과도한 편집증 내지는 찬란한 빛을 향하기 위해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어둠의 시기로 판명된다면, 우리가 숨 가쁘게 쫓아가는 이후에 벌어지는 인물의 행적은 극대의 희열을 준비하는 영웅의 감춰진 모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가슴으로 느껴질 이후의 감동으로 판명해야겠지만, 2006년의 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마천루 건물들이 들어선 도시에서 살면서 태양조차 단순한 열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현대인의 시각에서, 몇 천 년 전 인류의 떨어지는 낙엽의 떨림과도 같은 필살의 시도를 뜨거운 가슴으로 이해하기에는 나의 지적 수준은 너무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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