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글 갈고 닦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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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제1부 영어 직역투에 나오는 문장이다.
새로운 경제팀에는 각계 의견에 귀를 기울여 수렴하는 유연한 정책 대응 자세가 요구된다.
한자어 어근 ‘요구’에 ‘한다’를 붙이면 ‘요구한다’는 파생 타동사가 되어서 어떤 경우든 ‘요구시킨다’거나 ‘요구된다’로 바꾸어 쓸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I'll do all that is required of me’ - 나더러 하라는(내게 요구하는) 것은 다 하겠다 -를 ‘나에게 요구되는 일은 모두 하겠다.’로 서투르게 옮긴 표현을 흉내내서 만든 기형문이다. 이것은 국어를 영어에 종속시키면서 정상 국어를 죽이고 있다. 나도 흔히 ‘지금 나에게 요구되고 있는 것은 바로 관용이다.’라는 식의 문장을 자주 쓰곤 했는데, 이 글을 읽고 뜨끔했다. 위의 문장은 밑줄 친 부분을 ‘필요하다’로 써야 바른 표현이다.
둘째, 제2부 일어 직역투에 나오는 문장이다.
오늘, 우리의 역사적 상황은 주변 유도적 논리로의 전환적 결단을 요청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이것은 고등학교 국어 하에 나오는 문장으로, 일본말을 흉내내서 국어의 기본 문형인 ‘A는 ○○이다.’와 ‘A는 ○○이 아니다.’를 파괴한 표현법이다. 평소에 다른 사람과의 언쟁을 할 때에, ‘네가 잘못한 것임에 틀림없다.'라고 흔히 말했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얼마나 일어 직역투 화법에 찌들어있었는가를 느꼈다. 위의 문장은 밑줄 친 부분을 ‘논리로 전환하는 결단을 요청하고 있음이 틀림없다.’라고 써야 바른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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