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한국의 젊은 시인들 A+ / 기말고사 대체 과제 / 나희덕 - 축음기의 역사 / 박라연 - 공중 속의 내 정원, 산란

소개글

"[고려대학교] 한국의 젊은 시인들 A+ / 기말고사 대체 과제 / 나희덕 - 축음기의 역사 / 박라연 - 공중 속의 내 정원, 산란"에 대한 내용입니다.

목차

1. 침묵과 자기 성찰 – 침묵만이 유일한 답은 아니다
2. 죽음의 껍데기 속, 밝게 타오르는 태양(太陽)

본문내용

이 시는 특별한 구도를 지니고 있는데, 그것은 소리와 상처의 병렬적 구조이다. 첫 번째 연의 ‘저 낡은 소리는 / 어떤 상처를 읽은 것이다’라는 부분에서 소리와 상처의 연관성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소리와 상처의 동일성은 이어지는 각 연에서도 계속해서 등장하는데, 반복적인 어구를 각 연에서 변주함으로써 소리와 상처라는 참신한 비유를 돋보이게 해준다. 시인은 아마도 돌아가는 축음기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은 경험을 모티프로 시상을 전개하는 듯 보인다. 시의 불규칙한 각 행의 길이는 마치 홈이 파인 축음기판의 단면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시에 존재하는 전체적인 분위기는 안타까움의 정서로, 소리의 기록으로 인해 다시는 침묵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데 대한 아쉬움이 드러난다. 특히 마지막 연에 이러한 정서가 가장 두드러지는데,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 소리가 태어난 침묵 속으로’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도치법을 사용하여 화자가 안타까움을 느끼는 대상인 ‘침묵’을 강조하는 효과를 얻었다.
시의 첫 연을 살펴보면, 시인은 ‘낡은 소리’가 ‘어떤 상처’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아무 기록도 없는 깨끗한 축음기판은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지만, 홈이 패여 있는 축음기판은 바늘이 그 길을 지나가며 소리를 내게 된다. 즉, 시인은 축음기판의 홈을 ‘상처’로 바라보고 있다. 보통의 경우,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수단이나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흥(興)을 돋우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 시에서의 소리(음악)는 ‘상처’와 함께 함으로써 쓸쓸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2연에서 알 수 있듯, 이 소리와 상처들은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시인은 ‘만져지지 않는 길’을 걸으며 과거의 기억을 반추하지만, 시인의 심경은 마냥 밝지 않고 오히려 쓸쓸함, 아쉬움으로 가득 차 있다.
3연에서 시인은 그 ‘상처의 길’이 ‘더 깊게 패이거나 덧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무리 추억을 떠올리고 과거를 돌아본다고 하더라도, 이미 흘러간 시간을 어찌할 수는 없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