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인간은 다 - 그리스 비극 안티고네를 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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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안티고네’의 책장을 덮었을 때 든 생각은 딱 한 가지였다. “사람들은 이걸 도대체 왜 좋아할까?” 실제로 많이들 좋아하는 것 같았다. 안티고네를 주제로 한 수십 가지의 논문이 나왔고, 리메이크되어 드라마로 만들어졌으며, 현재도 안티고네라는 제목을 단 연극이 여러 군데서 열리고 있었다. 정말, 왜? 왜 이렇게들 안티고네를 좋아할까? 나는 그것이 궁금했다.
의문을 가졌던 이유는 단순했다. 안티고네에는 특별한 서사라고 할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플롯은 아주 빈약했다. 한 줄로 요약할 수 있을 정도였다. 콩가루 집안에서 사람 죽는 얘기. 오빠 시신 묻어 주려다 약혼자와 같이 죽는 얘기. 다시 곱씹으며 의문이 들었다. 이게 진짜 재밌다고? 찜찜했다. 물론 이야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등장인물들이 주옥같은 명대사를 남기기야 했으나, 고작 그런 대사 몇 줄로 기원전 441년부터 지금까지 몇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회자될 것 같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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