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택의 <소> 중 '기이한 은총'

소개글

김기택의 시집 『소』 중 「기이한 은총」을
읽고 쓴 리폿 입니다.

1. 김기택 시인의 연보를 쓰고
2. 제가 겪은 김기택 시인에 관해 쓰고
3. 「기이한 은총」을 읽고 감상을 썼습니다.

김기택 시인에 관한 리폿을 쓰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목차

1. 김기택
2. 시인 김기택
3. 「기이한 은총」

본문내용

3. 「기이한 은총」

소음 속에서 음악 소리가 들린다.
어느 거리에선가 시위대가 외치는 노래일는지 모른다.
고층 유리창에 부딪혀 흩어진 소음의 바람에다
내 마음이 멋대로 붙인 곡인지도 모른다.
스스로 폭풍이 되고 천둥이 될 만큼 거대해진 소음 속에서
어지럽게 쌓인 음과 가락이 서로 부딪치며 섞이다가
우연히 한 음을 얻어 지금 나에게 찾아온 것인지도 모른다.
집중하여 들어보면 그 소리는
고속 엔진이나 바퀴 소리들이 내는 화음 같기도 같고
경적 소리와 급정거 소리, 비명이 서로 뒤엉켜 울다가
공기 속에서 정화되어 은은하게 퍼져가는 소리 같기도 하다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면
온몸에 진동으로 남아 한참을 지나도 그치지 않던 소음이
오늘은 음악으로도 들려오니
이 무슨 기이한 은총인가.
이 도시에서 하늘의 음악은 이미 깨어져 흩어진 지 오래.
귀는 자연의 음악을 알아듣지 못하게 된 지도 오래.
그런데 이 폐허의 소음이 또 다른 음악이었다니!
그 폭력적인 소음을 견디기 위해
내 모든 감각이 송판처럼 두꺼워지고 딱딱해진 지금
소음이 음악이 되어 새삼스럽게 나를 찾아온 까닭은?

퇴근해서 집에 돌아온 시인은 온몸에 진동으로 남아 한참동안 그치지 않던 소음이 이제는 음악으로 들리는 까닭은 어떤 기이한 은총이라 여긴다. 시인이 사는 도시에서 하늘의 음악은 이미 깨어져 흩어진지 오래라 시인의 귀는 자연의 음악을 알아듣지 못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폐허의 소음이 또 다른 음악이라는 사실을 시인은 문득 깨닫게 된 것이다. 그 폭력적인 소음을 견디기 위해 시인은 자신의 모든 감각을 송판처럼 두껍게 만들고 딱딱하게 만들어왔다. 그런 시인에게 이제 소음은 음악이 되어 새삼스레 찾아온다.
시인은 일을 하며 시를 쓴다. 전업 시인이 아닌 생활인의 자세로 시를 쓰는 그의 접근법은 늘 내게 신선함을 주었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