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캉으로 시읽기_이민하 시인_음악처럼 스캔들처럼
- 최초 등록일
- 2019.09.18
- 최종 저작일
- 20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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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대학 문예창작과 문학과심리 수업의
정신분석학으로 시인을 선택하여 시를 분석·비평하는 기말과제였습니다.
목차
1. 「문제작」일부
2. 구름표범나비 일부
3. 뿔뿔이 전문
4. 가면놀이 일부
5. 「누드」일부
6. 「첫키스」
본문내용
시는 언어이면서, 언어로 무언가 이야기하기를 포기한 것이다. 시는 현실에 대한 것도, 비현실에 대한 것도, 꿈도 이상도 들려주지 않는다. 그것은 과거나 미래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현재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는다. 말하는 행위가 우리에게 가까스로 제공해주는 이해와 오해의 만남 같은 것들을, 그 시끄러운 욕망을, 욕망의 피로를 시는 알지 못한다. 시는 다른 곳에 존재한다. 시의 언어는 이야기하거나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존재하는 것이다. 존재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시는 미지의 언어이다. ‘허공에 걸려 있는 조각상’(검지손가락)같은 시. 우리는 이것을 설명할 수 있을까. 손끝의 허공이 조각상을 지탱하고 있는 건지, 보이지 않는 팔이 조각상을 지탱해 주는 건지, 그것이 결국엔 무엇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끝까지 알 수 없는 채로 남는다. 이렇게 규명되지 않은 채로 남은 시를 시인에게 해독을 요구하는 건 가학적이다. 시인은 “1을 만든 사람”, “설치한 사람”이며 “배달한 사람”이자 “실험맨”이다. ‘나’란 하나의 ‘닉네임’일 뿐이기 때문이다. 시는 시인보다 먼저 오는 것이다. 그 보다 위에 있는 건 사물. 시를 시인에게로 환원시키려 드는 것, ‘난해시’ ‘환상시’라고 규정지어버리는 것은 시인이 발화해낸 이미지들에 대한 학살이 아닐까.
“어려운건 없습니다. 손가락은 지시가 아니라 암시입니다.” 지시는 ‘대상’을 전제하고 그것으로 환원되지만, ‘암시’는 무한대의 대상으로 열려 있다. 손가락이 지시하는 ‘무엇’을 찾는 게 아니라, 손가락 자체가 암시하는 허공을 음미하라는 뜻으로 읽힌다. 시인은 “어젯밤엔 허공의 손가락만 뚫어지게 살피다 아무것도 없군, 돌아서는 당신의 그림자 하나를 사살”한다. 그리고 시인은 말한다. “당신은 한층 가벼워져야 하리.”
허공 같은 나, “에이치”로 할까 “엠”으로 할까하다가 상관없다는 듯 ‘나’로 부르기로 마음먹은 ‘나’, ‘나’라는 “닉네임”을 가진 ‘나’는 누구인가?
참고 자료
김석, 자크 라캉 『에크리』,살림,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