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과 일본의 근대> 서평
- 최초 등록일
- 2018.12.13
- 최종 저작일
- 20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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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일본 근대의 출발점, ‘번역’
-마루야마 마사오, 가토 슈이치의 『번역과 일본의 근대』를 읽고 쓴 서평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십자군 원정을 통해 ‘야만족’인 이슬람을 정복한 서유럽은 이슬람이 아닌 오히려 자신들이 ‘야만족’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기원전 65세기 발달한 그리스 과학과 철학이 그리스의 쇠퇴와 함께 로마에 수용될 때, 로마 지식층은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번역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따라서 로마의 멸망과 더불어 그리스 학문의 전통은 서유럽 라틴 문명에 곧바로 계승되지 못한 한편, 아랍세계는 89세기 그리스 학문을 아랍어로 번역하는 일을 시작으로 자신들의 과학과 철학을 발달시켜놓았던 것이다.
아랍인들은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의 모든 저술을 완벽히 아랍어로 번역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이슬람의 관점에서 재해석까지 하였다. 이슬람 문명의 중심지에서 번역의 필요성을 절감한 서유럽은 아랍어로 번역된 그리스 고전을 중역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리스 사상을 재수입하였고, 대대적으로 이루어진 번역 작업의 결과 중세 지적 대번영의 시기 ‘12세기의 르네상스’가 도래할 수 있었다. 이 시기를 ‘번역의 시대(Age of Translation)’라고도 부르는 것은 그만큼 서유럽이 달성한 사상적 학문적 업적이 번역 없이는 불가능하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슬람과 서유럽의 사례를 살펴볼 때, 번역은 한 문자가 다른 문자로 대치되는 수준에서 끝나는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다른 민족, 다른 나라, 다른 시대가 지닌 사유 원류를 직접 대면하여 새로운 언어로 그들의 개념에 맞서고 이해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작업이다. 즉 문화의 발달과 확장은 비로소 번역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동아시아 문화권을 넘어 세계에서 번역이 가장 많이 이루어진 나라 중 하나로 꼽히는 일본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실제로 일본이 번역하여 만들어낸 단어들은 현재 우리말 어휘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참고 자료
마루야마 마사오, 가토 슈이치(임성모 역), 『번역과 일본의 근대』, 이산, 2000
박상익, 『번역은 반역인가』, 푸른역사, 2006
김석근, 「마루야마 마사오, 현대 일본의 지성」, 사회비평 20, 1999
양일모, 「한국 개념사 연구의 모색과 논점」, 한림과학원, <개념과 소통> 8권0호, 2011
이한섭, 「근대어 성립에서 번역어의 역할–일본의 사례」, 국립국어원, 새국어생활 제22권 제1호, 2012
저자소개>문학가>문학평론가>가토 슈이치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barcode=9788997186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