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본 우연과 필연
- 최초 등록일
- 2017.06.22
- 최종 저작일
- 20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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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생활의 발견과 파주를 통해서 본 우연과 운명에 대한 레포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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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영화 <파주>의 시작은 안개로 시작한다. 마지막에 다시 안개로 마무리 되듯이 영화는 내내 모호함을 감추지 않는다. 은모는 파주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은모가 언니를 지키기 위해 돈을 벌겠다고 나간 때에도, 중식이 마련한 대학 등록금으로 인도에 갔다 왔을 때에도 우리는 은모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 수 없다. 중식이 은모에게 아무 것도 묻지 않기 때문이다. 중식은 질문하는 대신 언니 은수의 죽음에 관한 질문을 피하려고만 한다. 모든 것을 자기가 안고 가고 은모는 끝까지 모르게 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은수의 죽음에 은모가 영향을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중식은 은모를 원망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은모를 사랑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단순한 ‘사고’라면 누구를 탓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중식이 은모에게 둘러대는 죽음의 이유처럼 은모가 뺑소니사고를 저지른 것일 수도 있다. 자신이 한 행동이 어떤 결과를 일으켰는지 모른다는 점에서 교통사고와는 다르지만, 사건의 진실은 결국 은모의 행동이 언니를 죽게 했다는 점에서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은모가 알고자하는 사고의 진실에 가장 가깝다. 그리고 중식은 그 진실을 자기 혼자만 알고 있기로, 아니면 은모 혼자만 모르게 하기로 결정한다.
중식은 학생운동 후 수배를 피해 선배의 집에 숨어 있다가 사고의 충격으로 인해 다시 파주로 도망쳐 온다. 우연히 벌어난 사고임에도, 딱히 중식(만)의 잘못이라고 하기는 힘듦에도 불구하고 중식은 죄책감에서 쉽게 헤어나지 못한다. 은수의 상처만 봐도, 아이의 사진만 봐도 그는 괴로움을 숨기지 못한다. 스스로를 ‘갚을 게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 중식의 표정은 늘 어둡기만 하다. 중식 자신은 ‘늘 할 일이 생기는’ 거라고 하지만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일들 속으로 자신을 밀어넣음으로써 죄책감을 씻어버리거나 잊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중식의 자세는 화염병을 던지고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는 것에서도 엿볼 수 있고, 또한 그런 운동의 과정 속에서 다듬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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