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운동으로서의 촛불 문화제

목차

1. 두개의 정치

2. 촛불문화제와 대중정치
1) 정치적 의제의 ‘즉자성’과 생존정치
2) 이미지, 혹은 대중의 기호(sign)
3) 대중과 집단지성의 가능성
4) 대중적 오락으로서의 촛불문화제

3. 촛불운동은 어디로 갈 것인가?

본문내용

1. 두개의 정치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대중이 보여준 모습은 정확히 정치적 사고의 부재였다. 경제 살리기라는 이미지에의 몰입, 정책에 대한 관심 부재, 최악의 낮은 투표율, 이명박 신화에 대한 맹목적 믿음과 자발적 헌신, 후보의 도덕적 자질에 대한 불감증 등 대통령 선거는 한마디로 우중(遇衆)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을 뿐이었다. 외형적으로 이 선거는 ‘이념이냐 먹고 살기냐’를 선택한 것으로 보였다. 이것은 또한 이후보가 대중의 절대적 지지를 확신한 근거로 작용하기도 했다. 한국의 대의 민주주의 정치는 대중의 ‘책임있는 참여’를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만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인수위 시기부터 이명박 정권은 대중의 일상과 지극히 괴리되는 모습들을 지속적으로 표출하였고, 영어 몰입교육, 0교시 수업, 공교육의 사교육화, 대운하 정책 등은 모두 대중의 정서와 충돌하였다. 그리고 청와대 및 내각 인선과 쇠고기 문제가 도화선이 되어 이 충돌은 결국 촛불 운동으로 표출되었다. 이 과정에는 서로 상이한 정치적 과정이 혼재되어 있었다.
대통령 선거과정에서부터 현재의 촛불운동에 이르는 상황에서 우리는 대중정치 내에 두개의 정치가 공존, 대립, 갈등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하나는 이른바 제도 정치 혹은 절차적 민주주의 정치일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중의 일상에서 점화되어 국가를 압박하고 있는 정치이다. 물론 이것은 기존의 정치이론이 개념화한 국가와 시민사회, 체계와 공적 영역, 절차적 민주주의와 참여민주주의 등의 구분과도 유사해 보인다. 하지만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우리의 정치 상황은 이런 이분법과 맞지 않는 고유한 특징들을 드러내고 있다.
첫번째 정치인 절차적 민주주의 정치에서 드러나는 대중 정치는 정치의 퇴행 혹은 심각한 탈정치화다. 정치적 대의와 절차성은 대중의 요구 혹은 욕망과 완전히 괴리되어 있어서 절차의 준수라는 형식 이외에 어떤 정치적 사고의 개입도 배제된다. 대중은 이 첫번째 층위의 정치에서 정해진 절차, 즉 투표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선택 이외에는 관심이 없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