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일반적으로 세도정치는 ‘世道’보다는 ‘勢道’라 하여 부정적인 이미지 일색이다. 조선왕조를 멸망으로 몰아가는 망국책임론의 중심에 세도정치가 놓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도정치 시기(순조~철종 간 60여년)와 조선의 멸망 사이에는 분명 고종과 순종 통치기, 즉 대한제국이라는 상황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망국의 원인을 세도정치에만 있다고 말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본고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세도정치에 대한 다양한 해설들을 우선 살펴보고, 세도정치의 성립, 세도정치의 운영, 세도정치의 결과라는 교과서적인 삼단계로 나누어 각각을 ‘다시 보기’라는 명제 하에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세도정치 부분을 어떻게 수업 속에서 실현해나갈 것인지 모색해보고자 한다.
목차
Ⅰ. 머리말
Ⅱ. 세도정치에 대한 여러 해설
1. 교과서 속 세도정치
2.『近世朝鮮政鑑』을 통해 본 세도정치
3. 『梅泉野錄』속에 등장하는 세도 가문
Ⅲ. 세도정치 다시 보기
1. 세도정치의 성립
1) 세도정치의 출현 과정
2) 왕권 약화와 세도정치
3) 붕당정치와의 관계
2. 세도정치의 운영
1) 세도정치의 성격
2) 세도정치의 운영 구조
3. 세도정치의 결과
1) 망국책임론
2) 민중 봉기와의 관계
Ⅳ. 교육적 관점으로 접근하기
1. 교과서 바로잡기: 세도정치 뒤집어보기
2. 교사의 태도 바로 하기
3. 대안적 수업 방법 연구하기
Ⅴ. 맺음말
본문내용
Ⅱ. 세도정치에 대한 여러 해설
1. 교과서 속 세도정치
현행 고등학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세도정치 부분은 차례로 볼 때, 대단원 Ⅲ.통치 구조와 정치 활동 중 중단원 4. 정치 상황의 변동, 다시 소단원 4. 정치 질서의 변화 부분에서 다루고 있으며, 내용적으로 크게 ‘세도 정치의 전개, 세도 정치기의 권력 구조, 세도 정치의 폐단’으로 세 부분으로 나누고 있다. 그 주요 내용은 영 정조 시대 탕평 정치가 뿌리 내리지 못하고 정조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순조의 어린 나이의 즉위, 그로 인한 정순 왕후의 수렴첨정과 순조의 장인 김조순으로 대표되는 안동 김씨의 권력 장악, 순조와 효명 세자의 왕권 강화 노력 실패와 세도 가문의 주도권 장악 등이다. 그로 인해서 결과적으로 소수의 가문에 의한 권력 독점과 비변사의 비대화 등의 과정을 통해서 재야 세력들을 통합하는데 실패하였고 매관매직과 부정부패가 횡행하였으며, 더구나 잇따른 자연 재해와 가렴주구(苛斂誅求)로 인해서 결국 농민의 불만의 폭발하게 되었다는 식으로 대략 정리된다.1)
한편 2012년 새로 출판된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내용은 이보다 훨씬 단편적이다.
<중 략>
학생들이 은연중에 교사의 역사에 대한 관점과 태도를 배우게 된다는 사실은 교육학적인 상식이다. 교사가 교과서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 교사용 지도서를 참고하여 수업 계획을 세울 때, 교사는 많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나마 고등학생들은 제시되는 많은 정보들을 어느 정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치더라도 중학생들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초등학교 이후로 다시 배우는 역사적 내용에 대해서 중학생들에게 역사교사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교사가 우리 역사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조선의 정치사, 그것도 세도정치에 대해서 어떠한 관점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서 수업의 내용과 학생들에 대한 의도하지 않은 감정적 전달까지도 상당부분 달라질 수 있다.
세도정치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일관해버리는 교사는 아마도 조선 정치사 전반에 대해서 상당한 부정적인 베이스를 깔고 있을지도 모른다. 학생들은 그로 인해서 오늘날 정치에 대해서 일반인들이 느끼듯이 ‘역시 정치는 안돼’ 하는 식의 선입견마저 습득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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