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의 『삼포가는 길』을 읽고
- 최초 등록일
- 2012.05.03
- 최종 저작일
- 2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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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황석영의 삼포가는 길을 요약정리한 글입니다. 본문을 다 읽을 시간이 없거나, 간단하게 내용을 이해하고자 하시는 분에게 유용할 듯 합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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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영달은 어디로 갈 것인가 궁리하며 서있었다. 넉달전 이곳을 찾았을 때도 이미 공사가 막판이었고, 겨울이 오게 되면 봄으로 연기될 것이라 오래 머물지 못할 것을 예상은 했었다. 사흘 전 현장사무소도 문이 닫았고, 영달은 밥집에서 달아날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누군가 밭고랑을 지나 걸어오고 있었다. 그의 신발 끝에 벌겋게 붙어 올라온 진흙 뭉치가 걸을 때마다 뒤로 몇 점씩 흩어지고 있었다. 그는 맹꽁이 배낭을 한쪽 어깨에 느슨히 걸쳐 메고 머리에는 개털 모자를 귀까지 가려 쓰고 있었고, 야전잠바의 깃 속에 턱이 반나마 파묻혀서 누군지 알아볼 도리가 없었다. 그가 영달에게 다가와 털모자의 챙을 이마빡에 붙도록 척 올리며 “천 씨네 집에 가시던 양반이군.”이며 말하자 영달도 가끔 지나친 적이 있는 낯이 익은 얼굴이었다. 그는 영달더러 천가가 마누라를 개 패듯이 잡는다며 말했다. 영달은 누굴 엿 먹이려는 수작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불끈했지만 애써 참으며 계속해서 담배를 피웠다. 사내가 손을 내밀어 불을 빌리기를 청했다. 영달은 창피한 노릇이었다. 예상 외로 천가 놈이 일찍 돌아오는 바람에 덜미를 잡혀 옷만 추스르고 나와서는 분풀이로 청주 댁을 패는 동안 방아실에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영달은 변명삼아 사내 탓이라 말했다. 영달은 그의 말버릇이 심해 “뭐요? 아니 이 양반이····.”했다가 드러내 놓고 화내기도 뭣해서 피식 웃고 만다. 사내들 틈을 누비던 청주 댁도 절름발이 천가 여편네 노릇을 하려니 따분했을 것이었다. 사내는 얼굴을 맞대고 보니 그리 흉악한 몰골도 아니고 시원시원한 태도가 밉질 않다고 생각해 처음보다는 경계하지 않고 묻는 말에 대답도 했다. 영달의 어디로 가냐는 사내는 물음에 자신의 고향인 삼포로 간다고 했다. 영달과 그는 사정이 전혀 달라졌다. 그는 집으로 가는 중이었고, 영달은 다른 곳으로 달아나는 길 위에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가겠다고 일어나고, 영달은 어디로 향하겠다는 별 생각도 나지 않고, 동행도 없이 가려니 아득해 말동무라도 되려나 하면서 사내를 뒤 따랐다. 사내는 무척 걸음이 빨라 영달은 둑 아래로 달려 내려가며 사내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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