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춘계 간송미술관 관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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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토요일(5/30)에 간송미술관(澗松美術館)을 다녀왔다. 간송미술관은 일 년에 두 번 각각 보름정도의 기간만을 개관하는 미술관으로, 간송 전형필(澗松 全鎣弼) 선생님의 소장품을 기획에 맞춰 전시한다. 전형필 선생님은 일찍이 우리의 문화유산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자 많은 미술품과 고서적들을 수집했다. 이번 전시는 그 중 겸재 정선(謙齋 鄭敾)의 그림과 그의 영향을 받은 그림들을 전시하였는데, 이른바 겸재 250주기 기념 겸재화파전이다.
전시는 1전시실, 2전시실로 나누어져 이뤄졌는데, 전시관 건물 자체가 전형필 선생님 당시의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어서 시설 면에서는 고루한 느낌을 주는 편이었다. 전시관 크기 또한 매우 작았다. 2층의 2전시실은 우리가 사용하는 강의실 보다 약간 작은 정도의 크기였으며, 1층의 1전시실은 2전시실의 절반정도 되는 크기였다. 1전시실에서는 족자 위주의 크기가 큰 그림들을 주로 전시하였고, 2전시실에서는 화첩 등의 비교적 작은 크기의 그림들과 정선과 유사한 화풍의 그림들을 전시하였다.
전시관 분위기는 미술관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시끌벅적한 분위기였다. 아무래도 미술관을 무료로 개방하는 것과 폐관 하루 전날이라는 것과 주말이라는 것 등이 겹쳐서 유난히 사람이 많았던 탓인 듯 하다. 어찌나 사람들이 많았는지 1전시실은 보지도 못하고 그나마 여유로운 2전시실부터 보고 내려와야 했을 정도이다. 관람객들 중 대다수는 그저 정선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거나 그가 진경산수화를 그렸다는 사실정도는 아는 일반인들이었다. 또 나처럼 과제를 위해 온 학생들도 많아 보였는데, 실제로 학교 같은 과 동기들도 우연히 만났고, 우리학교 같은 수업을 듣는 사람도 몇몇 보기도 하였다. 개중에는 일행에게 자신이 아는 사실을 설명 해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쩌다 앞이나 뒤에 그런 사람이 있게 되면 설명하는 것을 듣게 되었는데, 그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가 많아서 어설프게 아는 것은 모르니만 못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또한 정선의 이름을 아는 사람들은 너무나 많지만 그의 그림에 대해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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