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안도현
- 최초 등록일
- 2005.05.25
- 최종 저작일
- 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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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문예창작을 전공한 학생입니다.
글에 대해 비평보다는 읽고 느낀 감상이 주를 이루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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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완연한 봄이다. 어제만 해도 입을 다물고 있었던 꽃 봉우리들이 뭐가 그리 신났는지 연신 싱글벙글 이다. 캠퍼스를 가득 채운 살구나무 아래에서 조용히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정말로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지, 우리가 “아무 것도 아니야......” 라고 말하는 모든 것들이 사실은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닌지 라는 것이 끝없는 의문만 만들뿐이었다. 아직은 쌀쌀한 봄바람이 재잘거리는 살구나무를 흔들어대지만 좀처럼 수다를 끝내지 않는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은 이처럼 바람 부는 날, 흔들어 대는 바람의 이야기가 아닐까? 안도현의 시집에서는 밤 새 술 마신 새벽, 포장마차에서 먹었던 진한 우동 국물이 생각난다. 방금 삶아낸 면발을 입에 넣고 홀딱 벗고 있는 개나리 사이로 한 참을 걸었던 일년 전의 일이 추억인 냥 자꾸 떠올랐다. 그의 시 세계가 가지고 있는 인간을 중심으로 한 낭만주의를 잘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살구나무 아래서 소주와 새우깡을 먹으며 우리들처럼 가난한 20대를 보냈을까? 라는 의문이 시집을 읽는 내내 떠나지 않았다. 살구나무 아래서 피어난 수많은 전구의 빛을 정말로 보았을까. 나는 그가 만들어낸 수많은 전구들 아래에서 차근차근 시를 낭송해봤다. 살구나무가 발전소는 무엇에 힘을 얻어서 그 커다란 빛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본다. 땅 속에서 얻은 영양이었을까? 낮에 실 컷 받아 놓은 햇빛이었을까? 시를 읽다보면 그 것보다도 발전소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나처럼 그늘 아래서 시집을 읽는 사람이거나 혹은 사랑을 속삭이는 젊은이들의 노래이거나, 허리를 비벼대는 바람들은 아닌지. 발전소 공장장에게 물어보고 싶은 심정뿐이다. 살구나무 발전소는 시인과 시가 만들어낸 전구 같은 시어들이 여울여울 맺어 꽃잎보다 더 아름답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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