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스페인 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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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운명은 근 40년 동안 한 인간의 야망과 숙명에 묶여 있었다. 스페인 그 자체나 마찬가지로 외부세계로서는 잘 이해할 수 없고 또 모순덩어리인 이 독재자는 다름 아닌 프란시스코 프랑코 총통이었다. 그는 1936년 국민이 선출한 합법정부에 대해 반란을 일으키고 3년간의 유혈내전 끝에 스페인의 대권을 장악했다. 이 내전과 그에 뒤이은 그의 철권통치의 상처는 오늘날까지도 완전히 아물지 않고 있다.
프랑코는 1892년 갈리시아주 엘페롤에서 태어났다. 그는 1910년 소위로 임관하여 스페인군과 스페인통치에 저항하는 모로코 민족주의 세력간의 격렬한 전투에 참가했다. 프랑코는 23세에는 이미 용맹한 자질과 지휘역량을 인정받아 대위로 진급했는데 당시 모로코 주둔 스페인군에서는 최연소 대위였다. 1920년에 그는 스페인 외인부대의 부사령관이 되었다. 1920년대에 프랑코는 스페인을 이끌어야 할 사람은 국왕 알폰소 13세의 권한을 조금씩 잠식하고 있던 정치인들이 아니라 자신처럼 전투로 단련되고 군대생활의 엄격한 규율 속에서 강인하게 다져진 사람들이어야 한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사실 프랑코가 정치인을 불신한 데에는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스페인은 20세기 초에 정쟁으로 들끓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주로 농업에 의존하는 나라이면서도 농경지를 제대로 개발,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고 또 농민층과 부유한 지주계층 사이의 중산층은 얼마 되지 않았다. 험준한 피레네 산맥으로 서유럽의 중심지역과 지리적으로 단절된 스페인은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고립되어 있었다.
가톨릭 교회는 계속 중세와 다름없는 형태로 사회를 지배하고 있었지만 많은 세력, 특히 빈곤층은 가톨릭의 권력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으면 교권에 대한 반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일부 대도시에서는 좌익 노동조합이 결성되어 수천 명의 노동자들을 가입시켰고 파업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 같은 지리적, 문화적 고립과 심한 계급 분화 현상, 그리고 전반적인 동요를 배경으로 스페인은 내전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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