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소쇄원 여행기
- 최초 등록일
- 2004.12.16
- 최종 저작일
- 20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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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길을 떠났다. 꽃가루 흩날리는 대기에 따스한 기운이 가득한 봄도, 후텁지근한 도시를 벗어나 청량한 바다를 향해 떠나는 유쾌한 여름도, 다소 서늘한 날씨에 청아한 가을 하늘이 높은 초가을에 떠난 것이 아니었다. 늦가을의 문턱에 접어든 11월의 중순, 한차례 쏟아진 가을비로 다소 쌀쌀해진 날씨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그런 날 나는 홀로 길을 나섰다.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움켜쥐고, 다소 떨리는 마음을 안고.
버스는 시원스레 고속도로를 달린다. 그러나 내 마음은 그리 밝지 못했다. 홀로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뿐만 아니라 나를 그동안 얽어매고 있던 온갖 고민들이 되살아나 머리 속을 꽉 채웠기 때문이다. 과제 때문이라 이름표를 붙여놓긴 했지만, 얼마 전부터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불쑥 튀어나와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었었다. “그래, 혼자 여행을 다녀온 후에 홀가분한 기분으로 최선을 다하자.” 라는 생각으로 여러 행선지를 알아보았다. 고향이 전라도인 탓에 시선은 자꾸만 그 쪽으로 향하고 문득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대숲을 스치는 바람소리를 담아내던 주인공들의 아련한 모습이 떠오른다. 그 시린 바람소리를 느끼고 나면 내 마음이 후련해질까. 결국 담양 소쇄원으로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른 아침, 오싹한 찬 공기에 몸을 움츠리며 담양으로 향했다.
터미널에서 내려 버스를 탄 후 인적이 드문 시골 도로를 지나자 눈에 익숙한 대밭 입구가 보인다. 몇 번 들렀던 곳이라 어려움 없이 소쇄원까지 도착하였으나 혼자 왔을 때의 느낌은 사뭇 달랐다. 평범한 풍경. 그리고 익숙함. 한 발 한 발 소쇄원을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다. ‘무엇을 얻으려고 여기까지 온거지?’ 하는 생각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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