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를 아는가 - 마르시아스 심
- 최초 등록일
- 2003.01.12
- 최종 저작일
- 2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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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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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답사를 다녀온 지 보름만에 다시 꺼내어 읽은 「묵호를 아는가」. 책을 처음 손에 쥐던 느낌과 오늘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묵호의 바다가 생각난다. 새까만 밤 하늘 그 위에 보석같이 촘촘히 박혀 있던 별들, 그 아래 밤 하늘보다 더 시커먼 바다위에서 홀로 빛을 발하며 추억을 건져 올리는 오징어잡이 배. 내가 그곳에 가서 얻은 것...그것은 삶이다.
뭍을 향해 겁없이 달려들어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소금기를 머금은 바다 알갱이들을 실은 바닷바람은 내게 삶의 활기를 불어 넣어 주었고, 심상대의 글은 삶의 진정성을 일깨워 주었다.
결혼한 지 넉 달만에 이혼한 화자. 그는 고향인 묵호로 돌아온다. '바다가 그리워지거나, 흠씬 술에 젖고 싶거나 엉엉 울고 싶어지기라도 하면, 사람들이 허둥지둥 이 술과 바람의 도시를 찾는 것 처럼'...
우리는 여기서 묵호라는 공간적 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표현론자들은 흔히 문학을 얘기할 때, '문학은 작가의 마음 속에 살고 있는 감정의 물결을 가능한 한 가장 비슷하게 묘사해주는 상징물을 통해 그 자신을 형상화 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 상징물이 「묵호를아는가」에서는 바로 묵호이다. 묵호는 심상대의 고향으로 작가의 정서와 세계를 바라보는 인식을 형성한 곳이기도 하다.
작품에 등장하는 화자의 기억속에 있는 묵호는 언제나 비린내 나는, 욕설과 부패로 가득찬 바닷가 특유의 끈적끈적함이 베어있다. 또한, 묵호는 산다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곳이라 화자는 말한다. 하지만, 글은 '삼팔 따라지의 술주정, 산꼭대기의 판잣집, 양동이로 머리를 후려치며 싸우던 공동수도의 아낙네들, 부패해가는 묵호의 악취에 발악이라도 하듯 싸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묵호의 사람들은 산다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는 커녕 살아가기 위해서 모든 걸 저당잡혀야만 하는, '사는게 호랑이 아가리보다 더 무서운 것' 을 깨달은 이들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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