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서평-만들어진 고대
- 최초 등록일
- 2002.12.16
- 최종 저작일
- 2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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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 비문은 당시에 가장 신용할 만한 역사상의 유물이다. 이로써 일본이 조선남부를 지배했음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 …당시 일본은 삼한 반도의 남부를 지배했는데, 북부의 고구려와는 반대 지위에 서 있었다. 고구려는 마치 지금의 노국(露國·러시아)과 같은 관계여서 일본이 반도 남부에 세력을 얻으려 하면 고구려가 이를 누르려 한다. … …남부의 삼국을 지배하고 또 지속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북부의 고구려를 꺾지 않으면 안된다. 그 관계는 마치 일본이 지금의 조선을 충분히 휘어잡기 위해서는 북의 노국을 치지 않으면 안되는 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 조선에서 세력을 획득하고자 하는 희망 때문에 전에는 지나(중국)와 싸웠고 지금은 노국과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치상의 관계에서 일본은 고구려와 전쟁을 벌였던 것이다.' 일본 근대 동양사학, 실증사학의 대부인 시라토리 구라키치(白鳥庫吉)가 광개토왕비문에 대해 남긴 이 평가는 그가 얼마나 자신이 살고 있던 당시의 국제상황을 비문에 투영시켜 근대의 텍스트로서 이를 이해했는가를 보여준다. 비문에 씌어 있는 왜와 고구려의 전투를 당시 교전중이었던 일본과 러시아와의 각축전에 비교한 시라토리는 광개토왕비문을 일본에 가져와 국민에게 교훈을 주는 교재로서 사용하려고 비석반출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왜가 결국 고구려에 패함으로써 (중국) 대륙 진출에 실패한 교훈을 국민들이 보고 발분(發憤)하게 하기 위한 의도에서였다.'근대 국민 국가의 동아시아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광개토왕비문의 예에서 단적으로 나타나듯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한·중·일 동아시아의 고대사, 아니 고대에 대한 역사상이 근대 국민국가에 의해 '만들어진' 산물이란 것을 주장하고 있다. 19세기 후반 일본이 서구 열강의 국민사를 모델로 삼아 태고적부터 계기적으로 연속하는 자기 완결적인 '일본사'를 만들어내자 이에 대응해 남북한 중국 등도 자기 완결적인 '민족사'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한 이 교수는 책에서 근대 일본의 태내에서 자라난 동아시아 각국의 국가이야기의 해체와 새로운 역사상의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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