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골계전서滑稽傳序 - 서거정
- 최초 등록일
- 2008.03.12
- 최종 저작일
- 20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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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사가 서거정의 태평환화골계전의 서문입니다.
원문과 함께 번역문을 실어두었습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내가 일찍이 일을 그만두고 한가로이 지낼 때에 필묵(筆墨)으로 유희(遊戱)하여 친구들과 더불어 지난날 우스개로 이야기했던 것을 써서 제목을 ‘골계전(滑稽傳)’이라 하였다.
손님 가운데 꾸짖는 자가 있어 말하기를,
“그대가 읽은 것은 무슨 책이며, 업(業)으로 삼은 것은 무슨 일이던가? 그대가 조정에 선 지 장차 40년으로, 대각(臺閣)의 벼슬을 두고 거쳤고 육부(六部)의 장관이 되었으며 조정(朝廷)의 아관을 지냈으니 벼슬이 현달(顯達)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일찍이 정책을 모유(謀猷)하거나 헌체(獻替;임금을 보좌하여 선을 권하고 악을 못하게 하는 것)하거나 건백(建白;윗사람에게 건의하는 일)하거나 설시(設施)하였다는 것을 듣지 못했고, 또 책을 짓고 말을 세움이 사마천(司馬遷)·반고(班固)·유향(劉向)·양웅(揚雄)이 한 바와 같은 것을 듣지 못했다. 한갓 자질구레하게 허무맹랑한 것을 주워 모아 호사자(好事者)를 위해서 입 벌려 웃게 하니, 이것은 곧 배우의 장기일 뿐 어찌 세상의 교화에 보탬이 되겠는가? 또한 그대가 평생에 맑은 절개를 깨끗이 닦고 그 절조를 수얼(水蘖)과 같이 하였으나, 지난번 자질구레한 뜻밖의 재앙으로 갑작스레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풍파가 일어나니 이무기와 독사떼, 악어와 갖가지 괴물들이 머리를 나란히 하고 발을 맞대며 입을 날름거리고 침을 흘리면서 그 고기를 배불리 먹고 그 뼈를 씹어 삼키고자 하였다. 그러나 어진 임금께서 위에 계시며 밝게 헤아리고 널리 비추심에 힘입어 죽은 자를 살리시고 뼈만 남은 사람을 살찌우셨다. 일찍이 마음을 움직여 성품을 가라앉히지 아니하고 괴이하고 이상한 것에 마음을 쏟아 오직 이러한 곳에다 재주를 쓰니, 지난 날 열어구(列禦寇)‣주-001와 장주(長柱)는 도를 체득함이 정심하였으나 세상을 깊이 원망하여 괴상하고 과격한 이야기와 기이한 문장을 지어 변화를 일으켜 마음을 움직이고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였다. 그러나 그 사이사이에 황당무계하고 불경스러운 말을 섞어 오히려 성인의 학문에 죄 됨을 얻었으니, 대개 장자와 열자는 성의 문에 죄인이 되었고 그대는 장자와 열자의 죄인이 될 터이니, 나는 그대를 위하여 이것을 취하지 않겠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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